양도세든 보유세든 제발 1주택자만은… ■ 부동산대책 D-2… 어느 전업주부의 일기먼 훗날 노후자금 쓰려는 서민의 꿈이 왜 투기일까요형편될때 쉽게 집 옮기게 1주택자 양도세율 대폭 낮춰야 『 "투기와 무관한 1가구1주택 보유자들의 집 옮기기에는 좀 너그러웠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우습게도 그 몇 푼 안 되는 돈(보유세)이 중산층을 사회빈민으로 전락시킬 수도 있습니다." 31일로 예정된 부동산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29일 '부천의 전업주부'라고 밝힌 한 독자의 메일이 본지 취재기자에게 도착했다. "월급 250만원으로 아이 둘을 키우고 있다…"로 시작되는 이 편지에는 집부자ㆍ땅부자들을 겨냥한다는 부동산대책으로 엉뚱한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하는 어느 1주택 보유자의 걱정이 담겨 있다. "우리 같은 가정들의 절박한 심정을 기사로 써주신다면 돈 많은 윗분들도 알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글을 마친 한 전업주부의 편지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저는 월급 250만원으로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전업주부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 부동산대책건으로 집밖에 모르고 메일 보내기도 서툴지만 이렇게 메일을 보냅니다. 저는 그동안의 전세생활을 접고 2년 전 29평 아파트로 이사했습니다(지금 시세는 2억2,000만원, 담보대출에 마이너스 대출 등 빚이 1억8,000만원입니다. 남편의 실직기간이 약 2년 정도 돼서 빚이 늘었습니다). 빚을 지고 장만한 집이었지만 그래도 그 집 덕분에 이사를 다니지 않아도 되었고 아이들도 큰 변화 없이 어려운 터널을 지나올 수 있었습니다. 남편이 다시 직장에 다니고 있어 대출이자는 엄청나지만 부지런히 벌어 갚자는 생각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내년 살림을 계획하는 요즘 들어 이번 부동산대책으로 불안하고 걱정도 많아졌습니다. 대출이 많아도 내 집입니다. 그런데 보유세가 많으면 우리처럼 대출이 많은 집은 버티기 힘듭니다. 다시 전세로 살기는 싫습니다. 그냥 현 상태만 유지돼도, 이자로만 90만원이 나가는 가계 살림이라 해도, 집에다 10년 된 차에다 아이 둘에, 어렵긴 해도 우리도 중산층이라고 위로하면서 살 수 있을 텐데요.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나 대통령 등이 모두 있는 분들이라 ‘1가구 1년에 보유세 100만원 200만원’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지 모릅니다. 정말 우습게도 그 몇 푼 안 되는 돈이 또 하나의 중산층을 사회 빈민으로 전락시킬 수도 있습니다. 남편이나 저나 모두 배울 만큼 배웠습니다. 그냥 멀쩡한 젊은 가정입니다. IMF 때 자동차 엔진 연구원이었던 남편의 월급이 여섯달씩 안 나와서 청약통장을 깨 전세자금 대출을 갚을 때도 이렇게 세상이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허리띠를 졸라매서 집 하나 장만해 그것을 씨앗으로 큰 평수로 키워놓고 나중에 우리 부부가 애들 독립시키고 나면 작은 집으로 옮기고 나머지는 노후자금으로 쓰려는 꿈. 그게 그나마 우리 서민들의 재테크 수단이 아닐까요. 집 평수 늘려 먼 훗날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왜 투기일까요. 대통령은 주식에 건다지만, 대통령은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는 위치이고 우리 서민들은 주위에서 주식 했다가 돈 벌었다는 사람을 보기가 힘든데 어떻게 감히 주식을 합니까. 주식투자를 하다가 원금까지 까먹어도 집은 남기에 그래도 안전하다고 느껴 집에 올인합니다. 대통령이 하는 주식은 투자고 집 평수 늘려가 훗날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서민들의 부동산은 왜 투기일까요. 우리 동네는 (작은 평수는) 산꼭대기입니다. 대출이라도 받아 큰 평수로 옮겨가고 싶은 가정이 많지만 양도세 거주기간을 채우지 못해 물어야 하는 양도세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투기와 무관한 1가구1주택 보유자들의 집 옮기기에는 좀 너그러웠으면 좋겠습니다. 양도세든 보유세든 1가구1주택 보유자들은 건드리지 말라고 해주세요.형편이 될 때 자유로이 옮길 수 있게 1가구1주택 보유자들의 양도세율을 대폭 낮춰주시기 바랍니다. 왜 온 나라의 집값을 떨어뜨리려 하나요. 수선을 떠는 정부 덕분에 그래도 강남의 집값은 계속 올랐고 우리 동네는 2년 전 시세보다 오히려 2,000만원이나 내린 상태입니다. 수많은 1가구1주택 보유자들의 집값이 올라 중산층으로 발전하고 이들이 건강한 소비를 발생시켜 경제가 잘 순환되게 할 수도 있는 자양분인데 왜 이리 숨막히고 불안하게 하고 희망을 빼앗는지 모르겠습니다. - 부천에서 한 전업주부가- 입력시간 : 2005/08/29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