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하강위험 보인다" 재경부·한은 시각 변화

국제유가·美경기등 불확실성 심화 지적<br>재경부 "10월지표 봐가며 리스크 대응"


경기를 바라보는 정부 및 한국은행의 낙관적인 시각이 변화를 보이고 있다. 8일 한은이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배포한 ‘통화정책 방향’과 재정경제부의 11월 경제동향보고서(그린북)는 국제유가 상승, 미국 경기둔화 등의 리스크 요인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물론 경기가 아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판단은 여전하지만 경기하강에 대한 위험성을 좀 더 크게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더욱 커 보인다=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가까이 상승하고 국제 금융시장 불안도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며 “이런 요인들이 경기에는 하강위험으로 작용하고 있고 거시경제 전체 흐름도 상당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물가압력과 경기약화 가능성에 대해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심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통화정책 방향’에도 지난달에 없던 국제유가 상승,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지속 등으로 향후 경기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표현이 새로 들어갔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기 자체로는 상승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고유가 등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은 금리인상 요인이지만 미국 경기 등 불투명한 대외여건으로 인한 경기후퇴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한은이 콜금리를 동결했을 것”이라며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경기지표도 혼조세=재경부 역시 경기 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재경부는 그린북에서 “최근 경제지표는 지난 9월 추석에 따른 조업일수 변화 등 불규칙 요인으로 변동성이 커지고 혼조세를 보이고 있으나 경기상승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9월을 기준해 산업생산과 서비스업 활동 증가세가 각각 0.3%, 3.5%로 전월의 11.2%, 7.3%에 비해 크게 둔화되고 설비투자는 8.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추석 등에 따른 조업일수 변화 등의 불규칙 요인에 따른 것으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향후 추가로 발표되는 10월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게 재경부의 설명이다. 재경부는 또 “미국 경기둔화, 중국 추가 긴축 가능성, 유가상승 등 불안 요인도 상존하는 만큼 각종 지표와 금융ㆍ외환시장 리스크(위험)를 면밀히 점검,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콜금리 당분간 동결할 듯=금융통화위원회가 11월 콜금리를 동결한 것 역시 이 같은 경기지표의 혼조세와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증폭 때문이다. 또 콜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경우 원화강세를 부추겨 환율하락 압력을 가중하고 수출 증가세 둔화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은은 7월과 8월 두차례 콜금리 연속인상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 시중 유동성 확대에 따른 부작용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한은의 판단에 미뤄볼 때 ‘관망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금통위가 현재의 대내외 여건과 12월 대선 일정 등을 감안해 콜금리 동결을 지속하다 물가상승 압력이 본격화할 경우 내년 초나 상반기에 다시 금리인상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국제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돼 우리 경제의 타격이 커져 금리인하 압력을 받게 되는 상황 역시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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