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병역특례 비리 무더기 적발 불구 "철저 수사" 장담 공염불

일부 고위공직자등 아들 비리 아예 손도 못대<br>관심 끌었던 브로커는 존재 여부조차 못밝혀<br>검찰 "특례 약용사례 광범위… 제도개선 절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없었다" 서울지역 1,700여개 병역특례업체를 상대로 석달간 진행한 병역특례 비리수사 결과 부실 복무하다 적발된 사람이 고위공직자 자제와 연예인, 해외유학생 등 모두 127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실복무한 특례자 부모들은 법조계 인사 1명과 전현직 차관급 등 고위공직자 4명, 대기업 임원 4명, 교수 3명 등으로 사회고위층 인사가 대거 포함됐다. 서울 동부지검은 26일 종합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한 뒤 음악활동을 한 천모(29)씨 등 가수 4명과 개그맨 손모(27)씨, 전직 차관급 공직자 아들 2명 등 부실근무한 병역특례요원 29명을 적발해 병무청에 행정처분을 추가 의뢰키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대학 후배들을 특례요원으로 받아들여 투자컨설팅 등 비지정업무에 종사시킨 배모(43)씨 등 특례업체 대표 3명에 대해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모(42)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은 수사의 또 다른 원칙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에 입각해 고위공직자 등 사회지도층 자제의 비리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장담해왔고 일부 고위층 자제의 비리를 밝혀내기도 했다. 그러나 몇몇 고위층 자제의 비리의혹에 대해 검찰은 "공소시효가 만료된 것은 아예 수사대상에서 제외한다"며 아예 손도 대지 않은 한계도 보였다. 특히 사회적 지위에 비춰 공인이라 할 수 있는 법조인과 전·현직 차관급 공직자, 대기업 임원 등 고위층의 아들이 병역특례 비리로 적발됐는데도 이들에 대한 정보는 매우 제한적으로만 공개됐다. 아울러 수사 초기부터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던 병역특례 비리 브로커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 검찰은 끝내 그 실체를 밝혀내지 못했다. 반면 가수 싸이 등 일부 연예인의 경우 과도할 정도로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면서, 고위층의 `사회적 책임'을 엄중히 묻는다는 병역특례 비리수사의 본질을 다소 흐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부실근무 사실이 적발된 병역특례자들의 출신대학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3개 대학 출신자가 40명, 미국 등 해외대학 유학생이 16명으로 나타나 이들이 전체(127명)의 4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명관 차장검사는 "워낙 수사량이 방대해서 개별 사건들을 좀더 깊이 파고들지못한 점이 아쉽다"며 "이번 수사를 통해 병역특례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향후 제도 개선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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