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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감독의 꿈을 이루려고 늦깎이지만 대학생이 됐습니다. 연예인으로서 쌓은 경험과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접목해 좋은 공연을 만들고 싶습니다."
장애를 딛고 꿈을 이뤄온 가수 강원래(46·사진)씨가 대학 졸업장을 품에 안고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싶다"며 이같이 졸업 소감을 말했다. 강씨는 지난 14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문화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학위수여식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날 강씨가 받아 든 학사 학위는 그가 처음 대학에 입학한 지 27년 만의 성과물이다. 강씨는 애초 1988년 강릉대에 입학했지만 개인 사정으로 중퇴했다. 이후 그는 2012년 서울문화예술대 연기예술학과 2학년에 편입해 다시 학업을 이어왔다. 그는 "온라인 수업이 없었다면 대학을 다니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여러모로 배려해주신 교수님과 직원, 학생들께 감사드린다"며 마음을 전했다.
이날 학위수여식에는 부인 김송씨도 아들 선을 데리고 참석해 남편의 졸업을 지켜봤다. 사회자가 김송씨와 선을 함께 무대 위로 부르자 강당을 가득 메운 관중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강씨는 휠체어에 앉은 채 아내 품에 안긴 아들의 볼에 입맞춤했다. 강씨는 "가수 활동 경험을 기반 삼아 창작 뮤지컬 제작에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강씨는 2000년 불의의 사고로 척수 손상을 입어 하반신이 마비됐지만 사고 5년 만인 2005년 장애를 딛고 가수로 재기했다. 현재 장애예술인 공연단 '꿍따리유랑단' 단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