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햄버거로 점심 때우는 노인 늘었다

돈 아끼려 패스트푸드점 런치 메뉴 이용<br>지속적 섭취땐 당뇨등 성인병 악화 위험


SetSectionName(); 햄버거로 점심 때우는 노인 늘었다 돈 아끼려 패스트푸드점 런치 메뉴 이용지속적 섭취 땐 당뇨 등 성인병 악화 위험 서민우기자ingaghi@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햄버거 먹는 노인들이 늘었다. 입맛이 바뀐 것이 아니다. 최근 물가 상승의 여파로 점심시간에 값비싼 일반 식당 대신 패스트푸드점에서 끼니를 때우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이들 매장의 런치메뉴는 보통 때보다 20~30% 할인돼 판매하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노인들이 선호하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맥도널드 매장 안.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몰려든 젊은 학생들과 직장인들 사이로 백발의 노인들이 듬성듬성 앉아 햄버거를 먹고 있다. 가끔 콜라를 들이키며 대화하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매장에서 만난 김상복(67)씨는 “근처에 무료 급식소가 있지만 길게 줄을 서야 하고 일반 식당은 가격이 비싸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종로에 나오는 날이면 매번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한다”고 말했다. 종로 일대에 위치한 다른 패스트푸드점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매장 곳곳에 햄버거나 감자튀김ㆍ커피를 시켜놓고 홀로 또는 일행들과 함께 점심을 해결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 매장 직원은 “주변에 탑골공원ㆍ종묘공원이 위치한 영향도 있겠지만 점심 때 노인 분들이 많이 찾는다”며 “가격 부담 때문인지 주로 런치세트를 시키거나 감자튀김ㆍ콜라ㆍ커피 등 단품 위주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맥도널드의 경우 인기 상품인 빅맥 세트와 불고기버거 세트는 평상시 각각 5,000원, 4,300원이지만 오전11시부터 오후2시까지 적용되는 런치타임에는 각각 3,900원, 3200원으로 할인 판매된다. 반면 인근 일반 식당에 가면 음식가격이 보통 5,000~6,000원으로 두 배 정도 비싸다. 이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노인들은 점심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패스트푸드점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노인들이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을 경우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의 황환식 교수는 “햄버거와 콜라는 대표적인 고열량 식품으로 고지혈증이나 고혈압ㆍ당뇨 등과 같은 성인병을 앓고 있는 노인들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며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병이 악화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김현숙 충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복지관에 가면 생활 형편에 따라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으로 점심을 해결할 수 있지만 한 장소에서 이뤄지다 보니 활동반경이 다른 노인들은 이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노인들이 밥값을 절약하려고 햄버거 매장을 전전하게 하지 말고 시나 구 차원에서 이들 시설의 접근성을 높여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