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동영상도 유튜브가 장악… 국내 1위 판도라 점유율 고작 4%

동영상당 수수료 55% 떼어가 업계 인하 요구에도 요지부동

게임시장도 중국 파워 거세져


국내 인터넷 업체 A사는 최근 미국과 중국 IT 업체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조사한 바 있다. 구글, 페이스북, 텐센트, 알리바바 등 미·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들의 성장세에 위협을 느끼고 있어서다. 이 회사 고위 임원은 "검색시장, 동영상 시장 등은 미국에 자리를 내줬고, 조만간 게임 및 전자상거래 시장도 중국에 빼앗길 처지"라며 "한국이 자랑스러워 했던 IT 주권이 흔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중국 IT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금력과 정부 지원 등이 필수. 하지만 자금 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 역시 외국과 국내 IT 기업 간의 역차별을 두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미국 IT에 안방 내주는 한국 = 한 업계 전문가는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IT 기업의 한국 시장 지배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전형적인 '승자독식' 산업인 모바일 인터넷 시장에서 이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조금만 더 뒤쳐지면 한국 IT 기업은 미국 IT 업체가 만든 기준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적인 예로 스마트폰 앱 장터는 구글과 애플에 장악돼 독점 폐해가 발생하고 있을 정도다. 업계에 따르면 4월 구글 모바일 운영체계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93%다.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출시되는 거의 모든 앱은 구글플레이를 통해야만 유통된다는 의미다.


동영상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구글 자회사인 유튜브가 지난해 말 기준 74%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2008년에는 고작 2%에 불과했다. 반면 국내 업계 1위 판도라TV는 같은 기간 42%에서 4%로 점유율이 수직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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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T 기업의 협상력도 강화되고 있다. 구글이 국내 업체에 부과하는 각종 '독점 가격'(수수료율)이 대표적. 업계에서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요지부동이다. 유튜브의 동영상당 매출 분배 비율은 계약 업체마다 다르지만 45%(국내 콘텐츠 제공자)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구글플레이에 등록되는 애플리케이션도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부과한다.

◇한국 안방 위협하는 중국 IT = 이런 가운데 중국 IT 기업의 성장세는 한국 업체를 능가하고 있다. 중국의 대형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은 자국 은행업에 진출하고 수십 억 달러 규모의 채권 판매에 성공하는 등 막대한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텐센트와 알리바바에 중국 역사상 최초로 민간 은행업 허가를 내줬다. 이미 금융업에 진출해 있었던 알리바바는 지난 해 7월 머니마켓펀드(MMF)를 판매해 8개월 새 83조원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올 상반기 미국 증시에 기업공개 할 예정인 이 회사는 시장에서 1,300억달러~1,700억달러로 평가받고 있을 정도다.

이렇게 모인 자금은 다시 세계 IT 기업에 흘러간다. 우리나라 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텐센트는 2012년 카카오에 720억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오른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5,300억원을 투자해 CJ E&M의 게임 부문 자회사 CJ게임즈 지분을 매입하기도 했다.

중국 업체 파워는 매출 분배에서 드러난다. 실제로 스마일게이트는 자사의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중국 텐센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텐센트에 매출의 70%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텐센트나 알리바바 등 중국 IT를 이용해 검색과 쇼핑 등을 즐기는 국내 인터넷 유저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중국 업체들은 한국 지사 설립 등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 진출도 코 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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