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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좋아하는 30~40대라면 외화 '전격Z작전'에 등장하던 키트라는 차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지닌 자동차로 주인공의 음성을 인식해 스스로 움직였던 키트. '과연 저런 차가 나올 수 있을까'라는 상상은 30여년이 지난 현재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아직 자동으로 주행을 하진 못하지만 핸들을 조작하지 않고도 주차를 도와주는 기술은 이미 많은 차량에 적용됐다. 간단한 기능은 음성으로도 조작 가능하다. 기술에 발전에 따라 자동차는 점점 똑똑해지고, 운전자에게는 재미까지 주는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이동수단을 넘어 감성을 자극하는 자동차의 신기술들을 알아본다.
기아차 'K9'은 각종 첨단 신기술을 장착했지만 다른 어떤 차량에서도 볼 수 없던 숨은 기능이 있다. 운전자가 차량에 올라 문을 닫으면 LCD클러스터에 K9 로고와 함께 60가지의 격언이 표시되는 것. 예를 들면 '목표에 도달했을 때 돌아서지 마라', '친구는 기쁨을 배로 늘리고 슬픔을 반으로 줄인다' 등의 문구가 주행 전 운전자에게 보여진다.
기아차의 '뉴 쏘렌토R'은 간단한 주의, 경고 메시지를 직접 음성으로 알려준다. 문이 덜 닫혔을 때는 '문이 열렸습니다', 시스템 점검이 필요하면 '엔진을 점검하십시오', 연료가 부족할 경우에는 '연료를 보충하십시오'처럼 사람이 말하듯 알려준다. 마치 주인을 알아보는 자동차의 느낌이다.
볼보의 첨단 기능만 있으면 앞으로 경찰들이 음주운전을 일일이 단속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볼보가 2007년 개발해 이듬해부터 일부 차량에 적용한 '알코올 가드'는 음주운전을 사전에 차단한다. 시동을 걸기 전 운전자가 차량의 전자 제어 시스템과 무선으로 통신하는 휴대용 장치에 입을 대고 불면 분석 결과가 바로 표시된다.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0.2g/ℓ를 초과하면 차량은 시동조차 걸리지 않는다. 술 마시고 귀가하려면 차를 놓고 가라는 의미다. 아직 국내 출시 차량에선 볼 수 없다.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 공개된 볼보 V40에는 보행자 에어백이라는 장치가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보행자가 차에 치었을 때 앞 유리와 A필러에 머리를 부딪혀 치명상을 입는 것을 막기 위해 보닛이 변형되며 에어백이 작동한다. 세계 최초로 적용된 이 기술은 내년에 국내에 V40이 출시되면 확인할 수 있다.
BMW가 지난 5월 국내에도 선보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i8 콘셉트 스파이더'에는 전기로 이동하는 킥보드 'e-스쿠터' 2대가 내장됐다. 전기차 개념의 차량에 맞게 근거리를 이동할 때 사용하도록 차량 뒤쪽에 장착됐으며, 사용자에게는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fun)을 제공한다.
BMW가 올해 초 출시한 '뉴 3시리즈'의 럭셔리 모델에는 '트렁크 스마트 오픈' 기능이 적용됐다. 운전자가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트렁크 아래쪽에서 발을 움직이면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린다. 양손 가득 짐을 들고도 손쉽게 트렁크의 조작이 가능하다. 포드가 8월 출시할 예정인 '올 뉴 이스케이프'에도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라는 이름의 동일한 기능이 추가됐다.
피아트가 오는 10월 유럽 판매를 시작하는'500(친퀘첸토)L'을 타면 커피숍을 따로 찾지 않아도 된다. 세계 최초로 차량 내에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을 장착하기 때문. 피아트가 이탈리아 최대 커피 체인점인 라바차와 손잡고 만든 차량으로 사고 위험성이 제기되지만 커피 마니아들은 무엇보다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에는 '분할화면' 기능이 있다. 양쪽에서 보는 각도에 따라 운전자는 내비게이션을, 동승자는 엔터테인먼트 장치를 볼 수 있는 장치다. 동승자는 리모컨과 무선 헤드폰으로 운전자를 방해하지 않고도 자신이 원하는 기능을 즐길 수 있다.
벤츠 차량에 적용되는 '주의 어시스트' 기능은 운전자가 주행을 시작하고 20분간 70가지 이상의 행동패턴을 점검한 뒤 여기에서 벗어날 경우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휴식을 취하라는 의미로 화면에 커피잔 그림이 함께 표시된다.
스마트 포투 쿠페는 비가 오는 날 후진 기어를 넣으면 자동으로 뒷유리 와이퍼가 작동한다. 시속 70km이상의 속도에서 급 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비상등이 자동으로 켜지고, 직접 비상등을 끄거나 10km/h이하로 속도가 줄기 전까지는 비상등이 켜진 상태를 유지해 뒷 차량과의 충돌을 방지한다.
차체가 낮은 람보르기니의 '아벤타도르 LP700-4' 모델에는 정면에 장애물이 발생했을 때 버튼을 조작해 차량 앞 부분을 40mm 들어올릴 수 있는 기능이 장착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