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일과를 마치고 관저로 돌아갈 때 손에 들고 가는 서류의 양을 크게 줄였고 자동적으로 서류 가방도 얇아졌다고 한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박 대통령은 관저로 돌아갈 때 관저에서 살펴봐야 할 서류와 보고서를 한 아름씩 가지고 가 공부하고 검토했었다.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관저에서 시간이 나면 보고서를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집권 3년 차에 접어드는 올해 박 대통령의 서류가방이 얇아진 까닭은 왜일까.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국정현안에 대해 부처 장관이나 해당 수석비서관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면서 "그동안 국정운영 경험을 쌓은데다 정책에 대해서도 그 누구 못지않게 공부했기 때문에 일일이 서류를 검토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청와대 수석이나 부처 장관들은 박 대통령에게 새로운 정책을 보고하거나 현안을 설명할 때 애를 먹는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현안에 대해 수치까지 정확하게 꿰고 있기 때문에 어설프게 보고했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일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정과제를 수립하고 어젠다를 세밀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실천을 통해 성과물을 내는 데 주력하게 될 것"이라며 "서류를 보는 시간이 줄어든 것은 그만큼 결과물 창출에 초점을 두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수석이나 비서진과 소통 기회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병기 비서실장이 소통을 통한 정책공유를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박 대통령과 수석, 참모진 간 정책을 협의하는 시간과 기회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박 대통령이 서류를 보는 시간이 줄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서류가방이 얇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박 대통령이 정책현안을 꿰뚫어보고 있고 참모진과 대화를 많이 나누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