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수익률 40%…"장기투자 따른 차익실현"

골드만삭스, 하나금융 주식 750만주 매각<br>"외환銀 인수 승인 불확실성 높아져 처분" 제기도

하나금융지주의 최대주주였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잇달아 보유 지분을 매각함에 따라 매각배경에 대해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당시 최대주주였던 테마섹이 보유 지분 전량인 9.06%를 매각한 데 이어 21일에는 골드만삭스가 보유 지분의 40%에 해당하는 750만주(지분율 3.1%)를 다른 투자자에게 넘긴 것이다. 특히 골드만삭스의 블록세일에 적용한 할인율이 다소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융당국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할인율은 지난해 테마섹의 블록세일 당시 6%와 지난 2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한 유상증자 때의 5.5%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융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골드만삭스가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하게 된 주된 이유로 차익실현을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2005년 12월 두 차례에 걸쳐 하나은행 1,900만주를 사들였다. 당시 매입가격이 주당 3만원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날 매각(주당 4만3,000원)으로 40% 이상의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또 배당까지 고려하면 수익률은 50%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한 외국계증권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모펀드가 5년 정도이면 수익을 되돌려줘야 할 때"라며 "골드만삭스가 지분의 절반 이하만 매각했다는 점은 하나금융의 입장을 배려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가 수익률 극대화만을 노렸다면 지난해 테마섹의 사례처럼 지분을 전량 매각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나금융도 비슷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장기 투자에 따른 수익실현과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지분 일부를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이 이날 블록세일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점은 골드만삭스가 테마섹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게 한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골드만삭스가 6월에 사모펀드 만기가 돌아와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줘야 해서 지분을 처분한다고 먼저 알려왔다"면서 "(이번 지분 매각이) 외환은행 인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요 외국인 투자가들이 지분을 잇달아 매각하자 하나금융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금융당국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이 지연될수록 투자자들의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계약은 5월까지 유효한 상황이므로 시간이 갈수록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외환은행 리스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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