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주요국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국내 채권금리도 큰 폭으로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올린 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던 채권금리가 연일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자 정부와 한국은행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8일 채권시장에서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한때 4.91%까지 매매되는 등 연중 고점을 경신했다. 이후 간신히 회복세를 보여 4.84%로 마감됐다. 5년물도 0.01%포인트 오른 연 5.10%, 10년물은 전날과 같은 연 5.45%를 각각 기록했다. 이에 앞서 17일에도 국고채 3년물은 지난주 말보다 0.05%포인트 오른 연 4.84%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FRB의 연이은 금리인상 전망이 확실해지자 올들어 채권매매에서 큰 손실을 본 은행권이 일제히 리스크 관리에 나서 시장에서는 채권매수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국내 채권 금리 상승세의 도화선이 된 것은 그동안 금융시장의 ‘수수께끼’라고 불릴 만큼 수차례 단행된 정책금리 인상에도 요동조차 하지 않던 미국의 장기금리가 상승세를 타면서부터다. 지난주 말 4.35%였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0일(현지시간) 4.49%까지 상승했다. 미국의 장기금리는 지난 9월 말 대비 0.17%포인트 오르며 4.5%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같은 기간 한국의 10년 국채금리는 0.34%포인트 올라 미국보다 2배가량 상승한 상태다. 일본 10년물 수익률도 9월 이후 0.2%포인트 정도 오르는 등 글로벌 저금리 시대의 끝이 가까워 오면서 아시아 채권 시장이 동반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수호 한국은행 금융시장국장은 “부동산 등 국내 문제에 경도돼 있던 시장이 글로벌 장세로 시각을 돌리면서 채권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며 “우리 금리가 미국만 쳐다보고 이렇게 까지 오를 이유가 있는지 좀 지나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매수심리가 종적을 감추면서 일단 팔고 보자는 심리가 팽배해 있다”며 “현재 심리인정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렇다 할 모멘텀이 없어 3년물이 5%대로 상승하는 것은 시간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