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 진출을 잠정 보류했다.
KT(대표 이용경)는 22일 “SK텔레콤이 컨소시엄 참여조건으로 KT측에 제시 한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 참여불가 입장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 혔다.
KT는 대신 위성DMB 서비스 시장에서 SK텔레콤의 독점을 견제하고 후발사업 자들의 공정한 서비스 공유를 위해 자회사인 KTF가 위성DMB사업자인 TU미디어콥에 5%의 지분을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KT는 특히 향후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밝 혀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사업철회 방침을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 고 있다.
KT는 그동안 SK텔레콤측에 지분 25%와 사내이사 1명 배정을 요구하는 등 SK텔레콤과의 공동경영을 컨소시엄 참여조건으로 내세웠었다. 반면 SK텔레 콤은 KT측에 지분 15%와 비상임 감사 등을 조건으로 내세우며 지금까지 협 상을 진행해왔으나 양측이 입장을 좁히지 못한 채 팽팽히 맞서왔다.
KT의 이번 컨소시엄 불참 결정은 위성DMB 사업에서 선점업체인 SK텔레콤에 일방적으로 주도권을 내주면서까지 무리하게 사업에 뛰어들지는 않겠다는뜻으로 풀이된다.
대신 KTF를 컨소시엄에 참여시키기로 한 것은 기존 이동통신 시장에서 SK텔레콤의 지배력이 위성DMB로 전이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 판을 마련해두겠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KT는 SK텔레콤 컨소시엄에 불참하는 대신 일단 연내에 무궁화위성에서 지상중계기(갭필러)를 통해 우회적으로 방송을 제공하는 ‘유사 서비스’를개시한 후 시장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KT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주무 부처인 정통부가 “위성DMB 서비스 가 아니어서 주파수 할당 등의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서비스 가능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KT는 당초 오는 2006년 위성발사를 통해 본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거나 정통부가 유사 서비스를불허한다면 사업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어서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사업의지를 철회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KT 장기숭 DMB사업팀장은 “향후 기술발전 추이와 사업성을 충분히 검토한 후 독자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TU미디어측은 KT의 컨소시엄 참여가 무산된 것은 안타깝지만 KTF가 5%의 지분참여를 하기로 한 만큼 일단 ‘그랜드 컨소시엄’의 모양새는 갖 췄다는 분위기다. 또 오랫동안 걸림돌이 돼온 컨소시엄 구성문제가 해결됨 에 따라 서비스 추진일정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TU미디어는 그러나 당초 1,217억원인 자본금을 1,6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 었지만 KT의 불참으로 자본금 규모를 1,400억원대로 조정할 계획이다.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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