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9월 6일] 문화부 장관의 뒷모습

문화체육관광부 신임 장관 내정자가 청문회 벽을 넘지 못하고 끝내 낙마해 당분간 유인촌 현 장관이 조직을 이끌게 됐다. 유 장관은 지난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의 첫 문화부 장관으로 취임한 뒤 논쟁적으로 활동하며 최장수 문화부 장관의 주인공이 됐다. 국회 청문회 욕설 파문과 함께 등장했고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황지우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등 문화계 인사 해임과정에서 논란을 불렀다. 일부 인사는 법원에서 해임 취소판결을 받아내 해고의 부당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유장관은 또 한 동영상을 놓고 네티즌을 고소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말도 들어야 했다. 공연계에서 밥을 같이 먹었던 최종원 의원이 재보선에 당선된 뒤 '유 장관을 보면 완장 찬 사람의 호기가 느껴진다'고 일갈했던 배경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물론 이에 대해 유 장관도 할말이 많은 듯하다. 퇴임이 확정된 뒤 "'완장 찬 유인촌'이라는 말이 돌 때 가장 속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고 퇴임 오찬 기자간담회에서는 "당분간 푹 쉬고 싶다"고 밝혀 마음고생의 일단을 내비치기도 했다. 깜짝 유임돼 장관 업무를 계속 수행하게 될 유 장관은 참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다. 판단은 그의 몫이지만 남은 기간 독창성(creativity)과 연결(connection), 협력(collaboration)의 시대에 맞는 문화 정책의 마무리를 주문하고 싶다. 그래야 문화예술계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마무리가 아름다웠던 장관으로 기억하게 될 듯하다. 지난 세기는 명령(command)과 통제(control), 명령한 것의 수행여부를 점검(check)하는 시대였다. 독창성을 발휘하면 오히려 꾸중을 듣는 경우가 많으며 시키는 대로 잘 따르는 사람이 모범생인 시대였다고 학자들은 진단한다. 하지만 21세기는 관리자 한 사람의 전능함으로 관리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견해가 많다.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시대가 가고 모든 것을 더불어 만들어나가야 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다. 그렇게 고집이 셌다고 하는 스티브 잡스가 협업을 통해 새 애플의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게 하나의 방증이다. 유 장관이 '공정 사회'에 맞게 어떻게 마무리를 하고 퇴임하게 될지 그래서 더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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