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자가 급격히 감소해 수혈용 혈액 등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대한적십자사는 에이즈 수혈감염 사건 등으로 단체헌혈이 급감한 데다 지난 7월 이후 말라리아 주의지역에선 혈장성분 헌혈만 허용돼 수혈용 혈액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적십자사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적혈구농축액의 일평균 적정보유량은 450 유닛(봉지)이지만 이날 현재 보유혈액은 120 유닛에 불과하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1회 수술당 20 유닛 정도가 소요되는 장기이식수술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형편이다.
삼성서울병원도 적혈구농축액 보유량이 일평균 적정 수준의 50%에 불과하고 신촌 세브란스병원에는 O형 적혈구 농축액이 전혀 없어 유사시 긴급수혈이 어려운 실정이다.
적십자사는 전국 16개 혈액원의 적혈구농축액 적정 재고량을 7일분으로 보고 있으나 현재 3일분(1만3,374 유닛)만 보유하고 있다. 혈소판농축액도 적정 재고량은 3일분이지만 1일분(4,375 유닛)만 갖고 있다.
적십자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8,9월 헌혈자가 작년보다 10% 가량 줄어 혈액수급에 비상이 걸렸다”며 “앞으로 기온이 떨어지면 감기ㆍ독감이 유행할 것으로 보여 혈액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헌혈받은 혈액은 급성출혈ㆍ재생불량성 빈혈환자 등에 쓰는 적혈구농축액, 백혈병 치료에 쓰는 혈소판농축액, 화상ㆍ다량출혈 등에 의한 혈압유지에 쓰는 혈장 등으로 만들어져 병원 등에 공급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