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상장사, 실적 호조속 양극화 심화

수익성·안정성 대폭개선… 체질 강화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한국 기업들의 '경영 체질'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가 3일 내놓은 12월 결산법인 실적집계를 보면외형 성장보다 이익 성장이 더욱 크게 부각되고 부채비율이 사상 최저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외환위기 이후 한국기업들의 경영 화두였던 내실위주 경영이 자리잡았음을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수출과 내수간, 글로벌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간 양극화가 심화되는가하면 연간 실적의 호조와 달리 4.4분기에는 실적 개선속도가 떨어지고 있는 점이 뚜렷하게 관측됐다. ◆ 수출.금융 호조..내수업종 부진 조사대상 531개 상장사들의 총매출(금융사는 영업수익)은 608조4천104억원으로전년 대비 17.05%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58조894억원으로 45.07%나 늘었고 순익은49조5천239억원으로 무려 101.22%나 급증, 사상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외형 증가세를 압도하는 이익증가로 조사대상 상장사 중 521개 제조업체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1년전 8.68%에서 9.69%로 높아졌다. 물건 1천원을 팔면 작년에는 87원을 남겼지만 올해는 97원을 남겼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화려한 총계 수치의 이면을 자세히 들여보면 작년 한국 경제의 '외끌이엔진'이었던 정보기술(IT)부문과 화학 등 수출주력 업종과 해운 등 수출 관련기업들중심의 잔치에 불과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업종별로 보면 해운업 등의 초호황으로 운수창고업종의 순익이 1조8천867억원으로 증가율이 무려 1천538.79%에 달했고, 석유정제마진 강세와 유화경기 호조에 힘업은 화학업종(5조8천49억원)과 반도체.휴대전화 등의 수출 확대로 전기.전자업종(16조7천260억원)도 전년 대비 각각 152.36%, 132.23%의 높은 순익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극심한 내수부진과 채산성 악화 등으로 섬유,의복업종의 순익은 78.11%나급감했고 유통업(-38.87%),음식료품(-11.57%) 등도 극도의 부진을 면치 못했다. 수출-내수간 양극화뿐 아니라 규모에 따른 양극화도 나타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10조원대 순익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상장 제조업체 전체 이익(46조9천97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95%로 2003년의 19.78%보다 더욱 높아졌고현대자동차, 포스코, LG전자, ㈜SK 등 외형기준 제조업 '빅5'로 확대하면 이 비율은 같은 기간 34.47%에서 41.71%로 더욱 높아졌다. 한편 부실여신 때문에 발생하는 충당금 부담이 크게 줄면서 10개 상장은행 및금융지주회사들의 실적은 뚜렷하게 개선됐다. 수익 다각화, 배당금 증가 등으로 영업수익이 42조7천133억원으로 16.30% 늘어났고 영업손익과 순손익은 2003년 각각 1조8천847억원, 5조5천167억원의 대규모 적자에서 3조2천529억원, 2조5천269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 4.4분기 실적은 현저히 둔화 상장사들은 연간으로는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보였지만 4.4분기에는 실적개선의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사대상 기업들의 지난해 3.4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433조9천7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11% 늘었지만 연간 증가율은 17.05%로 떨어지고 3.4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역시 17조156억원으로 56.75%나 급증한 것과 달리, 연간 증가율은 45.07%로 떨어졌기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인 영업이익 증가세가 떨어진 것과 달리 경상이익과 순익은 작년 3.4분기까지 누적실적의 증가율이 각각 80.49%, 78. 82%였던 것이 연간으로는 111.49%, 101.22%로 오히려 높아져 지난해 4.4분기 원화강세 등에 따른 환차익 등 비영업부문의 개선폭이 컸던 것으로 풀이됐다. ◆부채비율 사상 최저..90%선 근접 지난해 실적 집계결과 이익 성장세와 함께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은 제조업체들의 부채비율이 거의 90%선에 근접,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다는 점이다. 제조업체들의 이익이 급증하면서 자본총계가 크게 늘어난 반면, 불확실한 경기전망 등으로 과감한 신규투자를 기피하면서 빚이 거의 늘지 않은 탓이다. 제조업체들의 자본총계가 300조6천39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1%나 늘었지만 같은 기간 부채는 272조8천299억원에서 274조3천618억원으로 제자리 걸음한 탓에 조사대상 기업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103.91%에서 91.26%로 급격히 낮아졌다. 아울러 업종별로 영업실적에서 극심한 편차를 보인 것과 달리, 부채비율은 전업종에서 낮아졌고 특히 운수창고 업종은 지난해 초호황에 힘입어 업종 평균 부채비율이 224.79%로 전년 대비 98.97%포인트나 낮아지며 가장 큰 폭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