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ㆍ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 등 외신들이 한국의 금융감독ㆍ개혁정책에 대해 또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인 FT는 최근 한국정부의 금융감독정책에 대해 자극적인 논조를 동원하며 강하게 비판한 데 이어 하이트맥주의 진로 인수과정에 딴죽을 걸고 나섰다. FT는 11일자 아시아판 ‘한국이 개방으로 외풍을 느끼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외국투자가들은 금융허브 구축이라는 한국의 계획과 상충되는 보호주의에 불안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FT는 한 은행가의 말을 빌어 “진로가 외국인의 손에 넘어가는 것은 기네스를 일본에 파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고 “이러한 민족주의적 감정은 소주시장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한국인들의 감정에 편승한 한국 금융당국의 태도가 외국인들의 투자를 더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또 5%룰과 금융기관의 외국인 사외이사 제한과 관련, “외국인의 태도에 적개심을 표시하고 더 강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는 한국 언론의 태도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AWSJ도 이날 에드워드 M 그레엄 국제경제연구원(IIE) 선임연구원의 ‘한국의 대마불사(Too Big To Fail) 원칙을 깨라’는 칼럼을 통해 한국정부가 재벌개혁정책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AWSJ은 “한국이 국제적인 기업규범에 맞추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그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개정 5%룰과 기업 인수합병 방어정책과 관련, “외국인과 소액주주들의 공격으로부터 경영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2000년 하이닉스가 정부소유 은행으로부터 지원자금을 받는 등 한국은 대마불사 원칙에서 아직도 고통받고 있다”며 “한국의 미래는 SK나 하이닉스가 아니라 현대라는 재벌에서 분리한 현대자동차처럼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