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지난 2009년 금호생명(현 KDB생명) 주식을 고가로 인수해 최대 2,589억원의 손실이 우려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한국정책금융공사와 금융위원회ㆍ산업은행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책금융제도 개편 및 운용 실태' 감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산업은행은 금호생명의 주당 순자산가치가 -152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주당 5,000원에 주식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회계법인 등의 재무실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인수 결정을 내려 금호생명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지난해 3월 말 순자산가치 기준으로 최대 2,589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현 정부 들어 추진한 정책금융제도 개편 과정에서도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것으로 지적했다. 정책금융공사의 주요 업무인 간접 대출 업무가 신용보증기금 등 기존 정책금융기관 업무와 상당히 중복되고 한국은행과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지원하는 업체와도 각각 34.9%, 11.3% 겹쳤다. 또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 펀드 위탁운용사를 부당하게 선정해 큰 손실을 초래하는 등 제 역할을 못하는 실정이다.
이 밖에 산업은행이 A사의 신주인수권을 싸게 매각하거나 B사의 여신승인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해 340억원의 손실을 내는 등 관리감독 소홀을 적발, 감사원은 금융위원회에 관련자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