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2일 세계 최초로 50나노 16기가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 질과 양면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반도체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D램으로 대표되는 메모리 업체로 각인된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 인텔을 누르고세계 1위로 떠오르겠다는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50나노 16기가 낸드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플래시 메모리 용량이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메모리 신성장론)을 6년째 입증, 모바일컨슈머 시장을 독점적으로 이끌 수 있는 `절대 우위'를 더욱 확고히 했다.
삼성전자가 `플래시 러시'로 표현할 정도로 디지털 기기들의 저장장치가 플래시메모리로 급속도로 교체되는 `플래시 혁명'은 가속화되고 있다.
모바일 분야 토털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20여년간 PC시장을주도해 왔던 인텔을 극복하기에 현재가 절호의 기회이다.
인텔의 경우 전체의 80% 가량이 CPU일 정도로 CPU 의존도가 심하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은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텔과의 직접 비교를 꺼리면서도 어김없이 관련 질문이 나오자 "삼성전자 매출은 2001년의 경우 인텔의 23%였으나 올 상반기 55%로 격차가 줄었으며 하반기에는60% 수준은 안되더라도 차이가 더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텔과의 갭은 가까워지고 있으며 이익률은 오히려 인텔에 비해 우위다"며 "이는 삼성전자가 고부가가치 제품이 많고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더 잘 생산하고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텔이 요구하는 스펙 그대로 제품을 개발하던 시기는 오래전에 지나갔고 오히려 우리가 표준화를 주도, 세트 제품의 스펙을 이끌어가고 있다"며 "이제세트 제품의 경쟁력은 코어 반도체의 경쟁력이 좌우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특히 "16기가 50나노는 경쟁업체에 비해 6개월 내지 1년 정도 앞서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 갭을 계속 유지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CPU, HDD 등의 성장률이 둔화되는 반면 이 부분의 수요가 모바일 CPU, 플래시 메모리 쪽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라며 "인텔을 언제 이기겠다는 내부목표는 있지만 이 자리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1992년 D램에서 세계 1위에 오른 뒤 현재 30% 가량의 시장점유율을기 록하는 등 10년간 줄곧 정상을 차지하고 있고 S램에서 1995년부터 1위를 지키는등 메모리 부문 최강자에 등극해 있다.
플래시메모리는 2003년 1위에 올라 21%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다중칩(MCP)도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전체 반도체 부문에서는 2002년부터 인텔에 이어 세계 시장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전체 반도체 매출 28억달러 가운데 메모리 부문이 24억달러로 메모리 부문 의존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어서 모바일 부문을 통해 돌파구 찾기에 나선 것이다. 모바일 반도체 수요는 2007년 PC용을 추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메모리-비메모리 동반성장론을 강조해 왔다.
D램의 경우도 모바일 D램 등을 통해 CPU에 맞먹는 속도에 도전하며 차세대 게임시장을 무섭게 공략하는 등 메모리-비메모리 모두 모바일을 귀결점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통신, 컴퓨팅, 멀티미디어가 통합되는 컨버전스가 가속화되고 있는가운데 제품 차별화로 부가가치 있는 신시장을 창출, 다기능화, 고성능화, 소형화,슬림화 요구를 충족하는 최적의 반도체 솔루션 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복안이다.
황 사장은 "앞으로 5-10년간은 시장 장악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며 "기술만으로는 안되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이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