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쌀 대풍 반가운 소식인데(사설)

올해 쌀 농사가 지난해에 이어 연속 대풍작이라고 한다. 농림부는 금년도 쌀 예상 수확량이 작년보다 20만섬이 많은 3천7백16만섬(5백35만1천톤)에 달할 것으로 발표했다. 어려운 경제여건속에서 오랜만에 들리는 반가운 소식이다.전체 쌀 생산량만을 놓고 보면 사상 최대의 풍작은 통일벼가 히트를 친 지난 88년의 4천2백3만8천섬이다. 89년에도 4천95만8천섬이 수확됐다. 그러나 벼 재배면적을 비교한 단보(3백평)당 수확량은 사상최고치였던 작년 수준(5백7㎏)을 넘는 5백9㎏이다. 단보당 수확량은 지난 88년의 4백81㎏에서 해마다 떨어져 91년에는 4백46㎏까지 내려갔다. 따라서 올해 단보당 예상 수확량 5백9㎏은 사상 초유로서 이를 바탕으로 한 작황은 사상 최대의 풍작인 셈이다. 미국(4백94㎏·96년기준) 이나 일본(4백88㎏)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올해 대풍의 주된 요인은 기상조건의 호조, 벼 재배면적의 확대, 농민들의 증산의욕 등이다. 특히 벼 재배면적은 총 1백5만2천3백95㏊로서 2천8백39㏊가 늘어났다. 재배면적의 확대는 지난 87년이후 10년만에 처음이다. 90년대 들어서만도 매년 3만∼4만㏊씩 감소돼 온 것을 감안해 본다면 바람직한 현상이다. 「올해 쌀 생산예상량을 돈으로 환산하면 6조1천억원이다. 평년작일 경우 5조4천억원과 대비한다면 7천억원가량 더 수확했다. 경상수지도 2천2백억원 정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불황의 장기화로 기업도산이 속출하면서 거리에는 실업자들이 넘치고 있다. 물가도 뛰고 있다. 정치는 대선을 앞두고 이전투구의 양상이다. 정부도 정권의 임기말 현상으로 손을 놓고 있다. 도대체 좋은 구석이라고는 한군데가 없다. 쌀 대풍은 이같은 판국에 희망을 가져온 기쁜 소식이다. 쌀은 식량안보 가운데 가장 강력한 무기다. 우선 민심이 안정된다. 올해의 대풍으로 쌀 자급률은 1백5.6%에 이르러 안심이다. 앞으로도 자급률을 지켜가려면 농지의 타목적 전용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농업진흥지역은 물론 그밖의 우량농지도 가급적 전용를 허가해서는 안된다. 논은 기상재해도 막아 준다. 여름철 우기에 댐 구실을 해줘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쌀 생산량은 최소한 현상을 유지해야 한다.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민들에게 일한 만큼 돌려주어야 한다. 증산의욕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농사를 잘 짓고서도 가격 폭락으로 농민들이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정부는 배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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