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가격이 급등, 서울 지역 매매가격이 평당 평균 1000만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114`가 조사한 결과 3일 현재 서울 시내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당 990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7%나 올랐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구가 평당 1748만원으로 가장 높고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강남구 등 많은 지역이 평당 1000만원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5개 신도시의 경우도 지난해 보다 25%가 넘는 높은 상승을 보였다.
지난해 부동산 투기바람이 거세지면서 투기대책을 내놓는 등 법석을 떨었지만 아파가격은 오를 대로 올라 버린 것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지역의 이 같은 아파트가격 급등은 기본적으로 공급은 제한된 반면 수요가 크게 증가한 탓이지만 연간 아파트 가격이 25%나 오를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아파트 수요가 급증한 것은 저금리기조에다 아파트 담보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급증, 그리고 투기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렇게 아파트가격이 치솟다 보니 분양가도 덩달아 오르고 투기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아파트가격 급등은 경제사회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온다는 데 있다.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가격을 단순한 시장원리에 맡길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아파트 가격 급등은 전반적인 주거비 상승으로 이어져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요구로 나타나게 돼, 결과적으로 고비용 경제구조를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생활의 기본 욕구인 주거 마련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임금안정을 기대할 수는 없다. 지나치게 비싼 주택가격은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로 부상하는데도 걸림돌이 된다. 주거비가 터무니없이 비싼 지역에 외국인투자가 몰려 올 리가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투기에 의한 고수익이 보장되는 구조에서는 증시를 비롯한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달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부동산투기를 조장해 불로소득계층을 양산하고 서민층의 박탈감을 심화 시켜 사회갈등을 증폭시킨다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아도 외환위기이후 중산층이 몰락하고 빈부차의 심화는 사회적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아파트가격 급등에 의한 주거비 폭등현상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경제성장의 과실이 일부 지주와 부동산투기세력에 집중되고 부동산졸부를 양산 하는 구조가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아파트 매매가 평당 1000만원시대의 경제사회적 파장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대책이 요구된다.
<송영규기자 sk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