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지난 5일 미국증시의 폭락에 영향받아 72.73포인트나 하락한데 이어 6일에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등을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 선물약세가 지속되면서 20일 이동평균선마저 무너졌다.물론 세계증시가 모두 미국 증시폭락의 영향을 받았지만 국내증시는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국내증시는 지난 98년 3월 5일부터 올들어 지난 5일까지 7번의 폭락을 겪었는데 이중 5번이 미국증시에 영향받은 것이며,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한결같이 낙폭을 크게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그만큼 미국증시와 국내증시의 상관관계가 높고, 앞으로의 시장흐름 역시 미국증시와 외국인 매매동향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반증이다. 이에따라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미국증시 및 외국인의 동향에 쏠리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장세 안전판 역할을 해온 투신등 기관의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폭락세를 보인 5일에 이어 6일에도 외국인과 투신이 대규모 매도에 나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쌍끌이 장세의 주역이었던 외국인과 투신의 매매동향및 투자전략을 점검해본다.
◇미국증시 및 외국인 동향
현재 모건스탠리, 워버그딜론리드 등은 미국 연준리(FRB)가 긴축통화정책과 함께 연방기준금리를 올해 1.0%포인트 이상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특히 2월 1일로 예정된 FOMC에서는 Y2K로 보류했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5일 현물시장에서 1,12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6일에도
500억원 이상의 순매도 실적을 보였다. 특히 지난 5일 선물시장에서는 4,610계약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옵션시장에서도 콜옵션 매도, 풋옵션 매수의 매매패턴을 보여 추가하락에 대비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현재 투자자들은 외국인의 대량 선물매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이같은 움직임이 기조화될 경우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매수차익거래 잔고를 청산할 수 있는 기회가 발생해 시장에 적지않은 매물압박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한국경제가 경기확장국면에 진입했고, 원화 역시 강세가 전망돼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환차손 가능성이 미약하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매수세 지속을 점치고 있다.
다만 외국인들은 최근 단기급등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 및 중가권 우량주와 우량은행주 중심의 교체매매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적극적인 매수주체로 부상할 가능성은 다소 낮아 보인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투신등 기관동향
투신권 역시 당분간 매수우위를 보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투신권은 새해들어서도 지난 4일 2,370억원, 5일 1,891억원 등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순매도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당초 증권업계는 투신권의 발목을 잡았던 연말결산 환매압력이 일단락되고, 투신권을 이탈했던 자금 역시 대체투자수단을 찾지못해 다시 간접투자시장으로 회귀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미국증시 폭락으로 주가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이같은 시나리오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설정된 12조원 규모의 주식형 수익증권의 만기도래, 그리고 오는 2월 8일로 예정돼 있는 대우채권 95% 환매는 투신권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큰 상태다. 현재 투신권은 대우채권 95%를 조기지급하면서 2월 8일 대량환매에 따른 부담을 선분산시키려고 하고 있지만 성과는 크지 않은 편이다.
정구영기자GY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