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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태국 방콕의 인터컨티넨탈호텔. 방콕의 최중심가에 있는 37층 높이의 이 호텔 4층 그랜드볼룸은 아시아 각국에서 온 200여명의 피부과·성형외과 전문의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행사장 안에서는 한국 코스닥기업인 루트로닉의 단독 해외 브랜드 쇼 '엘 심포지아(L' Symposia)'가 한창이었다. 검은 피부색의 참석자들 명찰에는 Dr.글자가 선명했다. 회의장 뒤편에는 여러 레이저 의료기기들이 마치 병원을 방불케 했다.
의료기기 중에서 출시 직후부터 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엔디야그 기반의 멀티플랫폼 장비 '스펙트라XT(SPECTRA XT)' 주변에 사람이 많이 몰렸다. 아시아 시장에서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클라리티(CLARITY)'와 '액션 투(ACTION II)'도 함께 소개돼 외국 전문의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루트로닉은 이 행사를 기획할 당시 전문의 1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11개국 의사들의 폭발적인 호응에 따라 참가자는 두 배 이상이 늘었다. 피부과 석학으로 불리는 찬드랴쉐커 박사(Dr. B. S. Chandrashekar)는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 레이저 관련 최신 사례와 지식을 공유하고 전문의간 학술적, 사회적 네트워크를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성훈 루트로닉 해외영업팀장은 "에스테틱 분야에서도 한류 열풍이 지속됨에 따라 아시아 시장이 전년 대비 26% 성장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태국에서는 지난해 태국 최대 피부 치료 전문 센터인 '우티싹 클리닉(Wuttisak Clinic)'을 통해 광피부치료기기인 '힐라이트II (HEALITE II)'가 150대 판매된 바 있다"고 말했다.
에스테틱 레이저 의료기기 국내 1위업체인 루트로닉은 전세계 60개국에 진출, 매출의 66%를 해외서 거두고 있다. 전체 사원의 30%가 R&D인력으로 매출액 대비 15%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히든 챔피언이기도 하다. 지난해 511억원의 매출을 올린 루트로닉은 이번 엘 심포지아와 같은 단독 해외브랜드쇼를 유럽·미주 등에서도 열어 글로벌 영토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한국을 넘어 해외 거대시장을 거머쥐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행사에는 정부의 전략적 지원도 뒷받침됐다. KOTRA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마케팅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자금과 인력을 제공한 것. 루트로닉은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의 글로벌 전문 후보기업에 뽑혀 이같은 육성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었다. 전우형 KOTA 방콕무역과 부관장은 "엘 심포지아 후원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코트라를 통해 실시하고 있는 해외 마케팅 플랫폼 지원사업의 일환"이라며 "주로 해외에 처음 나가는 기업이나 새로운 시장 진출을 앞둔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플랫폼 지원사업은 후보 기업에 맞춤형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해외 판로를 확대해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독 브랜드 쇼케이스 사업 외에도 △기업 브랜드 가치 높이기 △BI 및 CI 개발 △맞춤형 시장정보 제공 지원을 하고 있다. 대상 기업은 수출 2,000만달러 이상 1억달러 미만의 중소·중견기업과 월드클래스300기업, 세계일류상품보유기업, IP스타기업, 세계시장 점유 5위내 기업 등이다.
이같은 마케팅 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실제 수출은 증가세다. KOTRA에 따르면 지원 대상 기업 68개사의 올 1∼9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12.7%로, 국내 전체 수출 증가율 2.9%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 전년동기 대비 수출이 증가한 기업은 전체 68개사 중 44개사에 달했다.
진종욱 산업부 기업협력과장은 "역량있는 중소·중견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의 잠재적 고객을 대상으로한 집중적이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세계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후보기업들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