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심층진단/초저금리시대] 대출금리 왜 못내리나

예대마진 의존도 높아 "인하여력 없다" 눈치만"적정마진 확보냐, 대출금리 인하냐" 은행들은 예금금리는 여러 차례 낮추면서도 대출금리 인하에 인색하다는 비판이 높아지자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올초 7%대이던 1년만기 정기예금금리는 5%대로 하락했지만 개인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여전히 10%를 웃돌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여전히 적정 예대마진(예금ㆍ대출 금리차)을 확보하지 목하고 있으며, 따라서 대출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체 수익구조 상 예대마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국내 은행들의 영업행태가 바뀌어야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존 대출 적용 금리가 문제 시중은행이 시장금리 하락에 맞춰 예금금리는 신속하게 인하하는 반면 대출금리는 거의 내리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은행들은 이미 기능을 상실한 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를 신용대출 최저금리(연 9.5~9.75%)로 그대로 둔 채 신용등급에 따른 가산금리만 수차례 조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금리인하는 신규취급액에만 적용돼 과거에 대출받은 개인 및 기업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가중평균 수신금리(신규취급액기준)는 올 1월 5.88%에서 4.93%까지 낮아진 반면 같은 기간 여신금리는 8.45%에서 7.78%로 떨어져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그나마 신규대출을 받을 때는 비교적 실세금리가 반영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기존 대출금은 만기가 돌아와 대출을 연장하기 전까지는 금리 하락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금융당국은 여러 경로로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꺼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콜금리 인하는 최소한 3개월이 지나야 은행 조달금리에 영향을 미친다"며 "외환위기 당시 가입한 고금리 예금에 대해서는 금리인하와 연관지어 문제를 삼지 않으면서 대출금리만 빨리 내리라고 강요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예대마진 의존도 조정 시급 미ㆍ유럽등 선진 외국은행의 경우 예대마진율은 3.5~4%대에 이르지만 국내 은행의 경우 여전히 2.5~3%대에 불과하다. 지난해에 비해 국내은행의 예대마진은 그 폭이 0.3~0.5%포인트 정도 확대됐지만 아직 선진국 수준에 미달한다는 것. 특히 선진국 은행의 경우 이익구조에서 예대마진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대이고 각종 수수료 수입이 더 많다. 반면 국내 은행의 경우 여전히 이익의 70%대를 예대마진에 의존하고 있다. 한정태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이 예대마진 의존도가 너무 높아 대출금리 인하 여력이 없다"며 "은행들의 수익성을 높이고 실세금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수료 수입을 늘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도 "요즘은 시장금리에 연동해 금리가 결정되는 대출상품이 많이 확산돼 대출금리를 굳이 내리지 않아도 이미 고객의 이자부담은 줄어들고 있다"며 "대출금리 인하에 앞서 은행 수수료를 적정수준까지 인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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