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카드채 사태를 이른 시일 안에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카드사들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신평사들은 카드사들의 경영상태가 악화되면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려 했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막았다. 당시 카드 사태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카드사태를 진정시키는 핵심은 카드사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막고 상당 기간 안정화시키는 것이었다”며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시장을 상대로 정부가 카드사를 죽이는 게 아니라 살리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2003년 4월3일 유동성 확보를 골자로 한 카드사 지원대책을 내놓았다. 그에 앞서 2주 전에는 카드사 자본확충계획을 내놓으며 시장에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양대 조치가 시차를 두고 나오자 시장도 정부가 카드사를 확실히 살리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인식했고 그에 따라 신용등급이 상당 기간 안정화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현재의 프리 워크아웃을 보는 시각. 정부는 ‘기업 죽이기’가 아니고 살리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퇴출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의 메시지를 신뢰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프리 워크아웃을 통해 살아야 될 기업이 퇴출되는 사례가 나오지 않으려면 정부가 시장을 상대로 확실하게 메시지를 전달, 양측 간의 갭을 좁혀나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