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이 조만간 종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재차 확산되고 있어 이번주 외환 및 석유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그러나 임박한 바그다드 시가전에서 이라크군이 격렬하게 저항하며 전쟁이 극한으로 치달을 경우, 세계 경제는 불안한 양상으로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주 중반 미ㆍ영 연합군이 이라크 바그다드 외곽의 공항과 교량 등을 장악, 바그다드에서의 본격적인 시가전에 대비한 교두보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달러화는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4일 전쟁 분위기가 장기전에서 속전속결로 급반전되자 달러화는 사흘째 오름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이날 달러ㆍ유로 환율은 뉴욕외환시장에서 1.0735달러를 기록, 전날 종가인 1.0764달러보다 하락했다. 달러화는 지난 한주간 유로화에 대해 0.4%나 올랐다. 엔ㆍ달러 환율도 전날 119.37엔에서 120엔으로 상승하며 주간으로 0.1% 올랐다. 매뉴팩쳐러스 앤드 트레이더스 트러스트의 외환 트레이더인 브라이언 테일러는 “연합군의 진격은 달러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달러화 강세 가능성을 점쳤다.
유가 역시 안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라크내 유전이 큰 피해 없이 전쟁이 조기 종결될 것이란 전망으로 지난주 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주말인 4일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35센트(1.2%) 떨어진 28.6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5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유가는 한주간 5.1%나 하락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역시 런던 국제석유시장(IPE)에서 배럴당 82센트(3.2%) 내린 24.68달러로 마감, 지난달 2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데일리퓨처닷컴의 토드 헐트만 사장은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라크 전쟁이 종료될 경우 유가는 배럴당 20달러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종족 분쟁으로 12일간 석유 생산이 중단됐던 나이지리아가 곧 석유 생산을 재개한다는 소식도 유가 안정세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