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4월 30일] 바다가 있어 대한민국은 크다

이 땅의 면적을 알고 있는 국민은 몇이나 될까. 해외 지인들은 작은 영토를 가진 대한민국이 어떻게 스포츠ㆍ경제ㆍ교육, 그리고 외교 부문까지 거대한 나라들을 넘어서냐며 놀라워한다. 한반도의 총면적은 22만1,336㎢ 로 영국과 비슷하다. 남한만 보면 절반에 못 미치는 10만32㎢에 불과하다. 면적으로는 전세계 120위권 밖이다. 그러나 바다로 눈을 돌리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해양 녹색기술 천혜요건 갖춰 바다도 엄연히 우리의 영역이다. 우리가 관할하는 해양 면적만 44만330㎢로 남한 육지 면적의 4.5배에 달한다. 바다를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 한반도와 면적이 비슷한 영국은 초강대국의 입지를 굳혀왔다. 그 이유는 바다로 진출해 미지의 세계를 개척했기 때문이다. 유럽 대륙과 떨어져 있는 영국에 해양 진출은 필연적이었겠지만 결국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식민지를 건설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삼면이 바다이고 남북분단 상황인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위 'G2'라 꼽히는 미국ㆍ중국도 바다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를 건설하고 하와이와의 병탄 합병으로 해군을 주둔시켜 태평양 지배력을 넓혀나갔다. 중국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때 콜럼버스나 마젤란보다 먼저 미국대륙과 남극을 각각 발견한 해양탐험가 '정화(鄭和)선단'을 표현해 중화사상을 과시했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나는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에 다음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몽골과의 빅딜'이다. 내륙국가 몽골은 바다의 자원과 이점을 활용할 수 없지만 영토는 매우 비옥한 자원대국이다. 따라서 몽골에 해양접근권을 제공하고 우리는 몽골의 풍부한 육상자원을 얻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몽골과 같은 내륙국가인 스위스가 세계 2위의 'MSC'를 비롯한 24개 해운회사를 보유한 해운강국이라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다음은 '해양녹색융합 기술개발'이다. 우리나라의 강점인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을 바다와 결합시켜 미래성장 트렌드인 '그린코드(Green Code)' 추세에 맞춰야 한다. 우리에게는 '천혜의 갯벌' 서해안이 있다. 조석간만의 차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ㆍ해양생물연구ㆍ해양바이오연료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면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2,000만명 이상의 거대한 시장이 뒤에서 든든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경기ㆍ인천권 '펜타포트(Pentaport)' 개발이다. 펜타포트는 바다 활용에 새롭게 떠오르는 방법으로 항만ㆍ공항ㆍ비즈니스ㆍ레저ㆍ산업단지 등이 체계적으로 어울리는 일종의 '콤플렉스 클러스터(complex cluster)'다. 우리에게 수도권 지역 서해안 펜타포트가 필요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펜타포트 개발해 서해안 육성을 배후에는 수도권, 전방에는 중국이라는 큰 경제구역이 위치한 지리적 장점과 국민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보트와 요트' 같은 소형선박에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경기도는 지난 2008년부터 '경기국제보트쇼'를 통해 보트ㆍ요트 관련 국내 기업의 해외 수출을 돕고 있으며 전용 항만인 '마리나(marina)' 인프라를 화성시에 건설함으로써 시장을 육성하고 있다. 나는 믿고 있다. 우리나라의 위대한 '해양 DNA'를. 해상왕 장보고, 성웅 이순신, 그리고 20세기 후반 한강의 기적 등이 이를 증명한다. 이제는 21세기 선진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이 작업의 핵심은 바다에 우뚝 서는 국가를 만드는 것이다. 한반도는 작다. 하지만 바다가 있는 대한민국은 크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