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고맙다, 엘피다" IT주 오랜만에 반등

엘피다 감산 소식에 하이닉스 5% 이상 올라, 삼성전자도 3%대 강세<br>순환매 및 저가매수세도 한 몫 해


일본 반도체 기업 엘피다의 생산량 감소 결정 소식에 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국내 정보기술(IT)주가 모처럼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엘피다가 감산에 들어갈 경우 반도체 가격의 추가하락을 막을 수 있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보다 6.53포인트(0.34%) 오른 1,942.50으로 마감하며 나흘 째 강세를 이어갔다. 이날 증시 상승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IT 관련주가 주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두루 포진된 전기ㆍ전자 업종 지수는 2.47%의 상승하며 은행(3.31%)에 이어 가장 많이 올랐다.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5.28%, 3.1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이닉스는 나흘 만의 반등이었으며 지난 9월 중순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디스플레이 관련 종목에서는 한솔LCD(3.68%), LG디스플레이(3.03%), 삼성전기(2.90%), LG이노텍(2.81%) 등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LG디스플레이는 8거래일, 삼성전기는 7거래일 만에 맛보는 주가 상승이었다. 이날 IT주 반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엘피다의 감산 소식이다. 외신에 따르면 세계 D램 반도체 3위인 엘피다는 재고 증가와 실적 악화 때문에 생산량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 과잉으로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를 견디지 못한 후발 업체들이 마지못해 감산에 나선 셈이다. 이는 세계 반도체시장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호재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곽현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반도체 공급량이 줄게 되면 추가 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 업체에 긍정적”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설비투자(CAPEX)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내년 이후 반도체 호황이 다시 돌아올 때 수혜도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올 4ㆍ4분기를 바닥으로 업황이 회복돼 내년 1ㆍ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 TV와 스마트폰, 태블릿PC의 성장으로 내년 디스플레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실적 개선을 고려해 투자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승장에서 소외된 업종에 대한 순환매가 돌아온 것도 엘피다의 감산과 맞물려 해당 업체들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최근 IT주의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엘피다발 호재가 터지자 주가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크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동차 및 비철금속 관련주가 급등 이후 쉬어가기를 보일 때 IT로 순환매가 나타난 점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IT주의 상승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수요 회복이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 팀장은 “본격적인 IT 업황 회복은 내년 1ㆍ4분기로 주가가 더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본격적인 반등을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용시장의 회복과 이에 따른 민간 소비 개선이 진행돼야 IT업황이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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