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오토넷·글로비스 압수수색

대검 중수부가 26일‘금융 브로커’ 김재록(46ㆍ전 인베스투스글로벌 대표ㆍ구속)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서울 양재동 현대ㆍ기아차 본사와 계열사인 글로비스ㆍ현대오토넷 등 세 곳의 본사 사무실을 전격 압수 수색했다. 이번 수색은 김씨가 현대차그룹 사업 청탁과 관련해 글로비스 비자금으로 수십억원의 로비자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된 데 따른 것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김씨의 계좌추적과 그룹 내부자의 제보를 받은 결과 글로비스 비자금 수십억원이 김씨에게 흘러간 것이 확인됐다”며 “현대의 기아차 인수 비리수사는 아니고 현대차그룹 관련 사업 청탁에 대한 수사”라고 밝혔다. 대검 중수부는 이날 오전 현대차 본사의 기획총괄본부와 계열 물류회사인 글로비스 본사 등의 압수 수색으로 얻은 수백 상자 분량의 자료를 정밀 분석 중이며 사업 청탁이나 로비와 관련된 자료의 분리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일단 현대차그룹 후계구도에 대한 수사는 아니라고 밝혔지만 글로비스 등이 현대차그룹 3세 후계자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주요 계열사 지분 취득을 위한 창구로 활용돼왔다는 점에서 이번 수사가 삼성처럼 그룹 경영권 불법 인수에 대한 수사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의 이번 수색은 김씨가 IMF 이후 금융계 마당발로 인수합병을 포함한 각종 사업의 금융권 대출 알선 및 정관계 청탁 로비를 했다는 정황 속에서 실시돼 앞으로 수사가 당시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을 책임졌던 정부 고위인사 및 또 다른 대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