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추진해온 연내 제2차 6자 회담 개최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우리 정부는 2차 6자 회담의 연내 개최를 목표로 논의를 이끌어 가고 있다며 연내 개최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있지만 미국이 북한의 타협안을 거절함으로써 사실상 연내 회담 개최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연내 개최 무산되나=이번달 17일 열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6자 회담이 결렬위기를 맞은 것은 북-미간 입장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중인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6자 회담 재개를 위해 제의한 동시행동 첫 단계 합의요구를 일축했다. 북한은 핵 동결 대신 미국에 의한 `테러 지원국` 명단 해제, 정치 경제 군사적 제재와 봉쇄 철회, 중유, 전력 등 에너지 지원 등의 대응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목표는 핵 프로그램 동결이 아니다”라며 북한제의를 거절했다. 북한이 핵 계획의 완전 폐기를 해야 하며 핵 현안해결의 전제 조건으로 어떠한 보상이나 대가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기본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6자 회담 어떻게 되나=이제 회담성사의 열쇠는 전적으로 북한에게 달려있다. 미국이 북 핵 해결보다는 상황관리에 들어간 만큼 북한이 미국과의 입장차를 감내하면서 회담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은 10일 “북한이 2차 6자 회담의 연내 개최에 동의할 지 여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회담에 나온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2차 6자 회담이 내년 1월 이후로 연기돼도 대화의 모멘텀이 약화된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해 연내 개최가 힘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문제는 미국이 북한의 핵 동결 제의를 정식 거부했고 중국과 북한이 한ㆍ미ㆍ일 공동 문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함에 따라 제2차 6자 회담 개최를 위한 돌파구를 찾기 힘들게 됐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북-미간 대화 분위기가 급랭 조짐을 보일 경우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후속 6자 회담의 내년 1월초 개최 전망도 쉽지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열기자 my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