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뮤지컬 리뷰] 싱글즈

초연보다 한층 빨라진 극 전개<br>손호영의 춤·노래 흥겨움 더해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1시간이 1분 같지만 뜨거운 난로 옆에 있으면 1분이 1시간 같다.' 아인슈타인은 인상적인 비유를 통해 상대성 이론을 설명했다. 다시 돌아온 뮤지컬 '싱글즈'는 2시간이 2분 같았다. 초연과 비교하면 뮤지컬 넘버는 2곡 추가 됐고 공연시간도 10분 정도 늘어났지만 더 짧게 느껴졌다. 우선 극의 속도가 빨라져 흥겹다. 첫 장면을 바꾼 게 효과적이었다. 지난해 10월 2차 공연때 첫 선을 보인 주제곡 '싱글즈'가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애초 커튼콜로 준비한 이 곡이 극의 초반부로 이동하면서 공연의 전체 속도도 조금 빨라졌다. 출연진의 변화도 속도감을 높이는 자극제였다. 초연 당시 가수 이현우는 편하고 이해심 많은 증권맨 수헌 역에 제 격이었지만 긴 호흡과 느린 대사로 극의 속도를 떨어뜨렸다. 이번 공연에서 수헌 역을 맡은 가수 손호영은 가속 페달을 밟은 것처럼 신나게 내달렸다. 질주하는 그의 숨가쁜 춤과 노래에 객석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멀티맨의 역할도 커졌다. 관객과 호흡하면서 웃음을 극대화했다. 동미의 프로젝트를 가로 챈 직장 상사 역할의 멀티맨 임진웅은 즉석 연기에 강했다. 영화에서처럼 화가 난 동미가 직장 상사의 바지를 벗겨 동료들 앞에 망신을 주는 장면은 무대에서 더 빛났다. 동미는 객석으로 바지를 던져버리고, 바지를 찾기 위해 객석으로 내려가야 하는 멀티맨은 관객을 직접 상대해야 했다. 바지를 돌려주지 않는 돌발 관객 앞에서 그의 애드리브는 능숙했다. 주인공 나난 역의 김지우는 비교적 무난했다. 캐릭터의 특징을 제대로 살렸다. 하지만 동미 역의 박혜나와 정준 역의 이건영은 초연 당시 같은 역의 배우 백민정, 김도현 만큼의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지 못해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작품은 서른 살을 앞둔 청춘남녀의 일과 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 '싱글즈'의 뮤지컬 버전이다. 지난해 6월 초연해 78% 가량의 객석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공연은 2월 24일까지 호암아트홀에서 관람할 수 있다. (02)501-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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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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