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7일(이하 한국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금융업이나 법률ㆍ회계ㆍ세무ㆍ컨설팅ㆍ디자인ㆍ유통ㆍ물류 등 서비스 부문은 선진국과 격차가 난다”며 “이것을 따라잡기 위해서 과감히 개방하려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카이로 숙소 호텔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서비스 개방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 국가들과의 경쟁 속에서 결국 역량을 향상시켜나가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개방 불가피론을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제조업 기술은 언젠가는 따라잡힌다”며 “미국의 제조업 인구는 20%가 안되며 우리도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출입기자단과의 산행 간담회에서도 한미 FTA 추진배경을 “중국을 따돌리기 위한 고민의 결과”라고 설명했었다.
노 대통령은 “개방은 모든 사람에게 도전이다. 많은 사람들이 곤란해지고 도산할지도 모르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경쟁력을 갖게 된다”면서 “몇몇 업체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능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시장개방의 효과에 대해 법률 분야를 예로 들었다. 노 대통령은 “법률 서비스 개방으로 변호사들은 어려워지겠지만 전체 법률 서비스 생산액은 증가할 것이고 국내총생산(GDP) 총량은 더 늘어날 것이며 주변에서 일자리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미 FTA의 득실 논란과 관련해 “시나리오가 달라서 답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득실은 얼마만큼의 속도로 개방하느냐, 높은 수준이냐 중간 수준이냐 낮은 수준이냐 그 시나리오에 따라 다르게 결정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전문가 의견을 들어서 좋은 것도 나오고 나쁜 것도 나온다면 결국은 하기 나름”이라며 “문 열어놓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실패하는 것인데 우리는 외환위기 때 수업료를 치렀기 때문에 관리능력과 국민 역량이 성장해 앞으로 실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