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테크 못지않게 세테크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자·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재형저축, 세액공제를 해주는 연금저축,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장기소득공제 펀드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주식형 펀드로 운용되는 경우 저금리 시대에 재테크와 세테크를 한 번에 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절세 펀드를 따져보고 가입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금융사에서 권해주는 대로 별다른 고민 없이 선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펀드에도 클래스(class)가 있다. 펀드 이름 제일 뒤에 붙은 알파벳은 펀드의 비용 부과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A 클래스는 일회성 비용인 '수수료'를 떼는 대신 적립금에서 일정 비율로 차감하는 '보수'가 적다. C 클래스는 '수수료'가 없는 대신 '보수'가 더 크다. 간단히 얘기하면 단기에는 C 클래스가, 장기에는 A 클래스가 유리하다.
금융기관은 절세 펀드 대부분이 장기상품이고 몇 년 이내에 해지하면 엄청난 페널티를 부과하는 것을 알면서도 C 클래스를 주로 선보이고 있다. 만약 생각보다 이익이 나지 않으면 고객들은 비용을 비싸게 지불하면서 가져갈 수도 없고 세금 혜택 받은 부분을 다시 돌려줘야 하므로 깰 수도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세금을 덜 내고 수수료를 더 내는 것'과 '세금을 더 내고 수수료를 덜 내는 것' 중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것이 더 좋을까. 그야말로 조삼모사(朝三暮四)인 셈이다.
온전히 소비자들이 이익을 볼 수 없는 현재의 구조는 문제가 있다. 금융회사들은 거액의 자산을 투자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수수료를 할인하는 혜택을 주면서 세제 혜택을 받는 소액투자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더 큰 수수료를 부과한다. 이는 금융시장 정의에 역행하는 행위다.
세제 혜택을 소비자가 받는 게 아니라 금융회사에 돌아가게 하는 현실은 개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