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나의 행복은 친구의 친구의 친구에게도 행복

■ 행복은 전염된다(니컬러스 크리스태키스ㆍ제임스 파울러 지음, 김영사 펴냄)



소셜 네트워크의 개인에 대한 영향력 분석
"감정·정치성향등 3단계 거리까지 전염" 주장
흑인 출신에 인지도나 선거 자금 동원력에서 경쟁자들에 비해 열등했던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오바마의 탁월한 정치적 능력이 주요 비결로 지적됐지만 유권자들을 서로 긴밀히 연결하고 결속시킨 그의 힘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 것도 사실이다.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 사회 연결망)가 정치적 성향으로 연결돼 영향력을 미쳤기에 가능했던 승리였던 것이다. 의사이자 사회학자인 니컬러스 크리스태키스 하버드대 교수와 제임스 파울러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정치학과 조교수는 '3단계 영향 법칙'을 제시하면서 강력하고도 거대한 소셜 네트워크의 힘을 강조했다. 3단계 영향 법칙이란 3단계 거리 안에 있는 사람들, 즉 친구(1단계), 친구의 친구(2단계), 친구의 친구의 친구(3단계)끼리 서로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받다는 이론이다. 두 학자는 소셜 네트워크가 어떻게 생겨나며 이러한 사회 연결망이 과연 개인의 건강ㆍ정서ㆍ정치ㆍ종교ㆍ문화 등 삶의 모든 부분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증명해 보였다. 크리스태키스 교수는 사회적 네트워크 중 가장 단순한 형태의 양자 관계인 부부 관계부터 연구했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나 남편이 죽으면 배우자가 큰 타격을 받고 한 사람이 병에 걸리면 다른 사람 역시 병에 걸리는 현상에 주목했다. 정치학자인 파울러 교수는 정치적 신념 등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사회적 네트워크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저자들은 1971년부터 30여년간 총 1만2,067명을 추적 연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사람들은 광대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연결돼 있었으며 행복 같은 감정과 건강, 정치 성향 등까지 마치 감기 바이러스처럼 사람들 사이에 '전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1단계)가 행복할 경우 당사자가 행복할 확률은 약 15% 더 높아졌다. 또 '친구의 친구'(2단계)가 행복하면 당사자가 행복할 가능성은 10% 상승했고, '친구의 친구의 친구'(3단계)가 행복하면 당사자가 행복할 확률은 6% 높아졌다. 한 사람이 행복하면 3단계 떨어진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비만이나 금연도 마찬가지였다. 평균적으로 비만인 사람의 3단계 거리 안에 있는 사람들은 비만인 경우가 많았다. 또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금연할 경우 당사자가 금연할 확률이 높아졌다. '그 사람을 보면 친구를 알 수 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례다. 행복이나 슬픔 같은 감정뿐 아니라 정치적 성향이나 경제적 판단 등 이성적 영역까지 소셜 네트워크의 영향권 안에 있다는 현실은 놀랍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끼리의 상호연결은 "우리 삶의 자연적이고 필연적인 일부일 뿐아니라 선을 위한 힘"이라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한 사람의 선한 행동이 친구와 다른 친구들, 또다른 친구들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결국 전혀 만난 적 없는 사람들, 넓게는 국가와 지구촌에까지 영향력이 전달돼 사회를 건전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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