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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가른 한 발… 진종오 역사를 쏘다

■ 태극 명사수 50m 권총 나란히 금·은<br>올림픽 개인종목 첫 2연패 위업… 3회 연속 메달·런던 2관왕까지<br>"포기 안 했다… 영래에겐 미안"

그가 쏘면 그대로 역사가 됐다. 사격의 진종오(33ㆍKT) 얘기다.

진종오가 남자 50m 권총 우승으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하계올림픽 개인 종목 2연패에 성공했다. 한국 사수로는 첫 올림픽 2관왕이라는 타이틀도 갖게 됐다.

진종오는 5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그리니치파크의 왕립 포병대 기지 사격장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100.0점(본선 562점)을 쏴 합계 662.0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영래(30ㆍ경기도청)가 661.5(569+92.5)점으로 은메달을 땄고 동메달은 658.6(566+92.6)점을 쏜 왕즈웨이(중국)에게 돌아갔다.


마지막 순간 '강심장' 진종오의 승부사 기질이 빛난 한국 선수끼리의 명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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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오는 이날 본선을 5위(562점)로 마쳐 1위에 오른 후배 최영래(569점)에 7점 뒤진 채 결선에 섰다. 4발째까지는 최영래가 선두를 굳히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진종오의 관록이 돋보였다. 최영래가 5발째에 7.4점을 쏘는 데 그친 사이 진종오는 5, 6발째를 연속 10.6에 명중시키면서 맹추격했다. 마지막 10발째를 남기고 1위 최영래와 2위 진종오의 점수 차는 1.6점. 운명은 마지막 발에서 갈렸다. 진종오는 10.2점을 쏴 8.1점을 보탠 최영래에 0.5점 차 역전승을 거뒀다.

앞서 지난달 28일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한국 선수단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던 진종오는 10번째 금메달도 책임지며 '10-10(금메달 10개 이상, 종합 10위 이내)' 목표를 향한 한국의 진군에 큰 힘을 보탰다.

진종오는 2004 아테네 대회 때 한국 사격에 첫 권총 올림픽 메달(50m 은)을 안기며 간판으로 떠올랐다. 2008 베이징 대회에서는 50m 권총 금메달과 10m 공기권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 런던에서는 2개의 금메달을 따내면서 올림픽 3회 연속 메달을 획득하는 위업을 이뤘다. 이전까지 올림픽 3회 연속으로 메달을 수확한 한국 선수는 레슬링 자유형의 박장순(1988년 은, 1992년 금, 1996년 은)뿐이었다.

진종오의 위업에는 고도의 집중력이 바탕이 됐다. 그는 평소 남다른 의지력으로 철두철미한 자기 관리를 실천함으로써 집중력을 강화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여가시간에도 취미인 낚시와 사진촬영을 통해 평상심과 손끝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진종오는 "경기가 너무 안 풀렸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히고 은메달로 밀려난 후배 최영래에게는 "2004년 아테네 때 역전을 허용해 은메달을 땄기 때문에 그 기분을 잘 안다"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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