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강소기업이 뛴다] 원기업주식회사, 친환경 디자인폴로 가로등 혁신 이끌어

연구소 등 기술혁신 과감한 투자<br>뛰어난 디자인·친환경성 강점


원부성(오른쪽에서 두번째) 원기업 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친환경 혼합석재를 사용한 디자인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원기업

원기업은 가로등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혁신의 강소기업이다.

지난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 당시 코엑스 아셈로에 국내에 전례가 없는 석재 가로등인 '디자인폴'이 처음 등장,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디자인폴'이란 원기업이 특허 기술을 통해 천연석 그대로의 질감을 살려 이른바 '친환경 혼합석재'인 새로운 개념의 석재 가로시설물이다.


원기업측은 "1964년부터 콘크리트 업계의 선봉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던 오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21세기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패러다임을 만나 디자인폴이라는 차세대 폴을 국내 최초로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기업부설연구소 설립과 자체 디자인개발실을 두고 다년간의 R&D투자와 함께 기술혁신을 통해 신성장 산업의 동력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디자인폴'은 2009영 개발 당시부터 5개 특허 및 대한민국 굿디자인(GD)과 서울시ㆍ경기도의 우수공공디자인 인증, 조달청 우수제품 인증을 받는 등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나아가 도시미관을 개선하고 환경을 보전하는 시설물로 호평받으며 서울시 디자인거리, 수도권 자전거도로 및 국내 산업단지와 신도시 등 전국 각지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더욱 주목할만 한 점은 디자인폴이 수입대체효과로 국가적으로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원부성 원기업 회장은 "디자인폴이 비싼 철광석을 수입해 제조하는 기존의 가로등이 아니라 국내에서 조달 가능한 화강석을 이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국내 산업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로 시설물의 본체라고 할 수 있는 폴(pole) 부분을 석재로 사용하는 디자인폴이 도입되면서 철광석 수입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국내 가로등 시장에서 LED나 태양광 조명 부분을 특화시킨 제품은 많지만 기둥인 폴부분은 철재, 스테인리스로 한정적이었다.


친환경적인 측면도 빼놓을 수 없다. 원 회장은 "서울시에 있는 가로등 한 개만 친환경 가로등으로 바꿔도 1년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132㎏이나 줄일 수 있다"며 "폴 부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제품을 사용한다면 친환경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말한다. 또 와인병과 조개껍질을 재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구성이 뛰어나 수명이 길기 때문에 시설물의 잦은 교체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환경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것도 디자인폴의 강점이다. 이러한 친환경성 덕분에 지난 해에는 환경부장관 표창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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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폴은 올 한해 매출만 지난해 대비 100억원 가량 늘어난 규모로 설치가 진행 중이거나 공사를 앞두고 있다. 수출길도 창창하다. 일본과의 기술제휴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한 기술개발로 생산라인을 혁신, 제품의 단가를 일본 제품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낮춰 올 하반기 일본에 역수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중동 등에도 수출이 예정돼 있다.

원 회장은 "수년 전만 해도 콘크리트 제품은 고리타분한 굴뚝산업으로 여겨 왔지만 원기업은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다"며 "변화를 향한 과감한 도전정신과 추진력이 있다면 작은 기업이라도 얼마든지 비전을 창출하고 산업발전을 리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직원 80% 장기근속… 애사심으로 똘똘 뭉쳐

홍준석기자

원기업은 1964년부터 전주, 레미콘, 흄관 등 주요 토목ㆍ건설자재를 전문 생산해 온 가업승계 기업이다. 원부성(사진) 회장의 선친은 故 원용선 회장(당시 삼원기업)으로 60년대 나무 전봇대가 횡행하던 시절 국내에 처음 콘크리트 전주를 도입, 벌목으로 황폐해진 자연환경을 개선했다.

원부성 회장은 본인의 '원'씨(氏) 성과 원심력의 '원'을 필연의 업으로 여기며 선친의기업정신을 이어받아 한 길만을 지켜오고 있다. 그는 1989년 대표자리에 취임한 이후 초심의 자세를 잃지 않기 위해 '으뜸, 하나'의 의미를 담은 '원기업'으로 상호를 바꾸고, 기술개발과 혁신에 매진하던 중 전형적인 굴뚝산업으로 불리던 콘크리트 산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첨단 친환경 공공디자인 제품인 '디자인폴'개발에 성공했다.

원 회장 인생의 신조는 '삶의 목표를 위해 도전하는 창의적인 정신'이다. 그는 "제품이 아닌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개발한 것이 디자인폴"이라고 말한다. '국내 최초'라는 도전, '디자인'과 '친환경'이라는 코드를 접목시킨 시도가 모두 창의성의 산물인 셈이다.

원기업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전직원이 고통분담해 지켜낸 회사로, 직원의 애사심이 대단하다.'20년 미만의 근속자는 명함도 못 내민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직원의 80% 이상이 장기근속자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사업주와 임직원은 오랜 동반자이자 가족같은 애사심을 바탕으로 똘똘 뭉쳐있다"며 "노사라는 말이 어색할 만큼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원 회장은 한국원심력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의 수장으로서 중소기업 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2월 이사장으로 선출돼 국가적 차원에서 중소기업에 귀 기울이고, 적절한 지원을 통해 협력과 상생을 도모할 것을 적극 요청하고 있다.



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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