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의 차기 총장에 개도국 출신 인사가 선출될 수도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WTO는 내년 4월 물러나는 레나토 루지에로 현총장의 후임자를 금년말까지는 뽑을 것을 희망하고 있는데 현재 거론되는 후보 4인 가운데 2인이 개도국 인사이기 때문이다.
로이 매클라렌 前캐나다 무역장관, 마이크 무어 前뉴질랜드 총리, 수파차이 파닛차팍 태국 부총리 겸 상업장관, 하산 아부윱 모로코 무역대사 등 차기 후보 4인은 이미 지난 주 제네바에서 각국의 WTO 대표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지지를 부탁했다.
매클라렌 前장관은 "현 WTO 체제와 직결되는 근본적 문제들, 그리고 우리의 의지를 시험하려는 심각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무어 前총리는 "일각에서는 WTO를 제네바의 핵안전 동굴에 숨어 있는 존재로 보기도 한다"면서 "운영을 좀 더 잘 하고 외부의 충고에 귀기울인다면 지금보다 더 멋지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4인은 최근 제네바 레만호반에 위치한 WTO 본부 연설을 통해 한결같이 세계경제의 약화 현상을 우려했다. 또 자기가 총장이 되면 러시아와 중국 등 WTO 회원국이 되기를 원하는 30개국의 가입 문제를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제네바의 일부 외교관들은 차기 총장직이 두 개도국 인사중 1인에게 돌아갈 가능성도 제법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파차이 부총리는 아시아 경제위기의 대응책을 주도했던 경험을 앞세우면서 자신의 능력을 부각시키고 있는데 세계적인 경제난의 시기에 퍽 효과적인 선거 운동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결국 선출에 들어갈 때는 미국과 유럽의 선택에 다른 나라들이 영향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양측 모두 아직까지 특정인을 점찍은 상태는 아니다.
리타 헤이스 美무역대사는 "우리는 4인 모두를 찬찬히 뜯어보고 있다"고 말했으며 유럽국들도 아직 결정을 못하고 있다.
반면 호주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수파차이 부총리를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