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9월 6일] 우회상장 심사 및 감독 대폭 강화해야

우회상장에 대한 심사기준을 까다롭게 하고 사후감독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우회상장의 문제점이 불거진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어서 때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투자자 피해 등을 막을 수 있도록 획기적인 제도개선이 마련돼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일 열린 '우회상장 관리제도 선진화 방안' 공청회에서 지난해 이후 우회상장된 기업 가운데 3분의1 이상 기업에 대해 집중감리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앞으로 우회상장 기업에 대해서는 신규상장 수준의 심사기준이 적용되고 금융감독당국이 지정한 회계법인으로부터 의무적으로 회계감사를 받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현재 합병ㆍ주식교환ㆍ주식스와프ㆍ영업양수ㆍ지분출자 등만 우회상장으로 보던 것을 기업지배권이 변동되고 상장효과가 발생할 경우는 모두 우회상장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우회상장의 범위 확대와 함께 심사 문턱이 크게 높아지고 투명성 제고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비상장 기업이 상장기업과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증시에 들어오는 우회상장은 M&A 활성화로 주주이익을 높이고 증시체질을 강화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분식회계 등으로 기업내용을 부풀리고 주가조작 등을 통해 한탕 하려는 머니게임 수단으로 악용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우회상장에 대한 심사가 허술하고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제도상 허점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은 5가지 우회상장 유형에만 해당되면 재무상태 등 외형적 요건 등에 대한 심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자격미달 기업도 쉽게 증시에 진입할 수 있다. 지난해 이후 우회상장 기업 중 상장폐지된 기업만도 15개에 이르는 것은 우회상장이 얼마나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부실기업의 우회상장은 선의의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우회상장 11개월 만에 2일 상장폐지된 네오세미테크를 들 수 있다. 한때 1만7,000원에 달했던 이 회사의 주가는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정지됐던 3월 8,500원으로 반토막난 데 이어 상장폐지되던 날에는 150원으로 급락했다. 그 결과 7,000여명의 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투자자들이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피해를 입게 되면 증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증시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투자자를 보호하고 증시발전을 위해 우회상장의 심사기준과 감독을 엄격히 해 시장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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