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59)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62) 한국은행 총재, 그리고 17일 금융위원장에 발탁된 임종룡(55)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주인공이다. 3명 모두 연세대 상경대 출신으로 기재부와 한은에 이어 금융위 수장자리까지 차지하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공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 경제부총리는 연세대 경제학과 75학번으로 행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이다. 이 총재는 최 경제부총리보다 5년 앞선 70학번(경영대)으로 한은에 사원으로 입행해 부총재를 거친 정통 한은맨이다. 경제학과 78학번인 임 위원장은 최 경제부총리와 같은 EPB 출신으로 거시경제와 금융 현안에 두루 밝은 금융통이다.
최 경제부총리와 이 총재는 취임 초기 같은 학교 경제학과 선후배로 정책 공조에 기대감이 컸으나 실제 결과는 달랐다. 최 경제부총리가 공개 석상에서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듯한 발언이 이어지면서 이 총재와는 한때 불편한 관계였다. 급기야 지난해 9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는 함께 와인을 마시며 "금리의 '금'자도 이야기 안 했지만 척하면 척 아니겠는가"라고 말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가 인하되면서 금리를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은 가라앉았고 최근에는 구조개혁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 경제부총리는 최근 터키에서 열린 G20회의에서 "금리가 두 번에 걸쳐 2.0%로 낮아졌는데 이는 역사상 가장 낮은 금리 수준이다. 금리 인하나 인상보다는 우리나라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개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도 최근 "구조개혁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최 경제부총리의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
관가에서는 임 위원장의 합류로 정책 공조를 위한 소통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최 경제부총리와 이 총재, 여기다 임 위원장까지 연세대 경제학과 동문 선후배가 대한민국 경제를 짊어지게 됐다"며 "사적인 인연을 떠나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과 정책 조합이 잘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정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