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따뜻한 연말 훈훈한 기업문화] 사랑과 예술이 꽃피는 사회

한정된 고객대상 행사 후원 넘어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마케팅 활발<br>소외이웃돕기·장학사업등 '나눔경영'은 이젠 정착단계


지난 16일 오후 서울 테헤란로 포스코센터 로비에 위치한 아트리움. 한국 클래식계 거장인 지휘자 금난새와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공연하는 송년음악회가 갑자기 몰아 닥친 주말 강추위를 문화의 향연으로 녹이고 있었다. 공연을 지켜보던 한 시민은 “입소문을 듣고 어렵게 표를 구해 가족과 함께 왔다”며 “포스코 하면 철강을 만드는 딱딱한 이미지를 떠올렸는데 이런 문화공간을 마련해 놓은 것을 보고 금새 따뜻한 느낌으로 바뀌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포스코가 매달 한 차례씩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는 음악회에는 매회 2,000명 이상이 몰릴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기업들이 연말을 맞아 다양한 문화ㆍ예술활동 후원활동을 펼치는가 하면 어려운 이웃과 사랑을 함께 나누는 각종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마무리하기 위한 이 같은 ‘문화공연’과 ‘나눔문화’는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것은 물론 사회 공헌과 매출 확대에도 도움을 주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올리고 있다. 문화와 사랑이 흘러 넘치는 따뜻한 사회를 기업들이 앞장서 이끌고 있는 셈이다. 한국메세나협회에 따르면 국내 298개 기업의 지난해 문화예술 지원 실적이 총 2,816건, 1,800억원에 달했으며, 올해에는 이 보다 10% 정도 늘어난 3,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아직 선진국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기업들의 문화사업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이는 기업과 문화예술, 더 나아가 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가교역할을 본격적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과 함께 느끼는‘문화마케팅’=과거 기업들은 한정된 고객들만을 대상으로 단순히 문화행사를 후원하는데 그쳤지만, 최근에는 이 차원을 넘어 직접 행사를 기획하거나 임직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의 ‘문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LG그룹은 LG연암문화재단을 통해 총 620억원을 들여 강남 테헤란로에 1,100석 규모의 ‘LG아트센터’를 건립, 그 동안 국내 관객이 쉽게 접하지 못했던 클래식, 현대무용, 연극, 뮤지컬 등의 공연을 펼쳐 호평을 받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아름다운 기업’의 실천과제 가운데 하나로 ‘문화예술 지원’을 선정하고 악기은행 운영, 연주자에 무료항공권 지원, 금호음악인상ㆍ금호음악스승상 선발, 금호월드 오케스트라 시리즈 개최 등 활발한 문화예술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롯데그룹은 총 400억원을 들여 지난 10월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뮤지컬 전용극장인 ‘샤롯데극장’을 개관했다. 롯데는 뮤지컬 배우와 연출가 등을 양성하는 아카데미도 조만간 문을 여는 등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의 문화 마케팅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차원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삼성은 글로벌 전략에 따라 각 국가의 존경 받는 대표인물의 박물관을 후원하며 해당 국가의 대표적 국민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기 위한 지원사업도 활발하다. SK가 지난 4월 개장한 울산대공원이 대표적 사례. SK㈜와 SK그룹 계열사가 성장ㆍ발전의 터전이 된 울산지역에 기업이익을 환원한다는 차원에서 추진된 울산대공원 조성사업은 지난 1995년 울산시와 약정을 체결하고 첫 삽을 뜬 지 10년 만에 결실을 맺으면서 일약 울산의 명소로 떠올랐다. ◇이웃과 함께 하는‘나눔문화’=기업들의 ‘나눔경영’도 소외된 이웃 및 빈민층 지원, 장애인 돕기, 장학사업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화고 있다. 동부그룹은 동부문화재단을 통해 지난 6월 전국 23개 대학교의 학부 및 대학원생 210명에게 총 10억3,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지금까지 2,144명의 학생들에게 62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전국을 20개 권역으로 나눠 매주 복지단체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는 현대모비스는 오는 23일까지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총 26개의 사회복지 시설을 방문하는 대규모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한진은 대한사회복지회와 함께 미혼모 가정에 사랑의 분유를 전달하는 무료 택배 후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또 대상은 98년부터 어려운 이웃과 음식을 나누는 ‘푸드뱅크’ 사업에적극 참여, 연간 15억 상당의 제품을 지원하고 있으며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2003년 2억5,00만원, 2004년에 1억5,0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한부모가정 여성가장 건강 돕기’ 캠페인을 진행해 임직원 급여와 회사차원의 매칭펀드를 모은 1억2,000만원을 163명의 여성가장의 건강검진과 질병 치료에 지원했으며 올해는 지원 인원을 2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창설된 사회봉사단을 중심으로 매달 중풍ㆍ치매 노인생활시설, 보육시설, 어린이공부방, 장애인생활시설을 직접 방문, 시설 개보수 및 노력봉사를 펼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이웃과 손잡고, 문화와 만나는 모습은 이제 뚜렷한 경영흐름으로 정착됐다”며 “기업의 작은 손길과 정성이 우리 사회를 좀더 살맛나는 곳으로 만드는데 도움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이진우기자ㆍ김성수기자ㆍ김현수기자ㆍ김상용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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