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요 초대석]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

대담: 박민수 사회부장 minsoo@sed.co.kr<br>"해양과학기술 미래 동력으로 육성"<br>위그선 건조·해양 심층수 개발등 무궁무진<br>동북아 물류허브위해 14국 장관회의 추진<br>유라시아 철도 연결땐 복합 물류거점 가능


"해양수산부 하면 고기잡고 항만 운영하는 정도의 부처로 인식돼 있는 데 대해 통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해양부는 10~20년 후 우리 민족을 먹여 살릴 미래 성장동력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오거돈 장관은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해양부는 미래를 대비하는 역사적 사명을 가진 부처임을 강조했다. 오 장관은 "위그선 건조, 해양심층수 개발, 남극자원 개발, 해양 바이오물질 개발 같은 차세대 성장동력이 해양과학기술(MTㆍMarine Technology) 분야에 무궁무진하다"며 "MT 수준을 높이기 위해 내년 R&D 예산을 대폭 늘리고 민간자본 유치정책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고 말했다. 오 장관은 또 "우리나라를 동북아 물류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동북아 물류국경을 하루라도 빨리 허물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한국ㆍ중국ㆍ일본에다 러시아와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장관들이 참여하는 10+4 물류장관회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양과학기술 개발과 물류외교가 해양부의 블루오션으로 이를 개척하기 위해 힘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년가량 해양부 업무를 지휘해보니 어떻습니까. ▲할 일은 많은데 욕심만큼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문제를 하나하나 도출해가면서 차근하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해양부는 무엇보다도 미래의 성장동력을 키워나갈 곳이라는 판단이 섰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해양과학기술 부문을 집중적으로 독려한 결과 6,000m급 무인해저잠수정이 내년 3월 진수되고 위그선 개발에는 민간자본이 참여할 것입니다. 화물용 위그선 개발은 세계 최초로 이뤄지는 것으로 동북아에서 운항될 경우 물류 시스템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일본에서 5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해저심층수 개발도 이달 심층수연구소를 준공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입니다. -동북아 물류 허브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습니까. ▲부산항의 수출입화물 처리 수준이 5년 전만 해도 전국의 90%를 차지했지만 수도권은 인천항ㆍ평택항, 호남충청권은 광양항 이용이 늘면서 69%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환적화물도 중국은 상하이항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려 하고 일본은 슈퍼 중추항만 육성으로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항만의 생산성, 부가가치 증대 노력이 뒤따라야겠지만 물류국경을 없애기 위한 물류외교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물류외교의 중심에 서지 않고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으면 한계에 봉착할 겁니다. 항만 인프라를 공동 활용하고 기업들은 순수하게 이익이 생기는 항만을 찾도록 하며 거기에 물류센터를 형성할 수 있는 자유로운 여건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물류외교가 내년에도 활발해져야 합니다. -동북아 물류 허브항 경쟁에서 물량보다는 서비스 경쟁이 관건인데 서비스 경쟁력 제고방안은. ▲우선 항만 민영화를 통해 민간 경영기법을 도입, 서비스를 제고해나갈 것입니다. 또 선석을 통합해 부두운영사를 대형화하는 것과 함께 항만 하역장비 확충 등으로 생산성을 제고해나가겠습니다. 현재 부산항에 도입 중인 무선인식기술(RFID)을 점차 전 항만으로 확대하는 등 항만 운영에 첨단 정보기술(IT)을 적극 도입할 계획입니다. 항만근로체제도 선진화하고 24시간 터미널 운영체제도 구축할 계획입니다. 정부의 역량을 항만 경쟁력 강화에 결집하기 위해 2월 재정경제부ㆍ건설교통부ㆍ기획예산처 등으로 구성된 ‘항만경쟁력강화위원회’를 적극 활용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철도가 유라시아 철도와 연결되면 항만과 해운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철도 수송이 본격화하면 우리나라 항만은 국제적인 복합물류거점으로 성장할 아주 좋은 기회를 가질 것입니다. 철도로 러시아ㆍ중앙아시아 지역 화물이 새롭게 유입되면서 우리나라 항만에서 처리되는 물동량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항만에서 해운ㆍ철도ㆍ도로 등을 연계한 차별화된 물류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게 돼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같은 복합물류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해양부에서는 복합물류거점으로서의 항만을 육성ㆍ개발하기 위해 부산신항(사업명)ㆍ광양항 등에는 인입철도 및 철송장 등을 함께 건설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항만이 해상과 유라시아 대륙간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배후부지 확보, 물류창고 확충 등으로 해상과 대륙간 환적기능을 대폭 강화해나갈 것입니다. -항운노무공급 시스템의 상용화 전환은 어떻게 하실 계획입니까. ▲내년 숙원사업은 상용화입니다. 노사정 합의와 상용화 전환 관련 지원특별법 통과는 출발에 불과합니다. 이제 부두별로 실제 협상을 벌여 상용화하는 성과를 내야 합니다. 더 어렵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상용화 과정에서 파업이 일어나고 돈도 엄청나게 들었습니다. 우리는 다행히 지금까지 아주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끊임없는 관심이 중요한 포인트였습니다. 우리도 변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변화의식을 만들어낸 게 출발점이 된 것 같습니다. 상용화는 역대 어느 정권도 해결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항운노조가 상용화 과정에서 보상금을 많이 요구해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항운노조의 항만근로자 공급은 직업안정법 제33조에 따라 노동부 장관에게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받아 항만하역업체에 근로자를 파견하는 것입니다. 경쟁체제가 이뤄지지 않았을 뿐 독점권을 부여한 게 아니기 때문에 보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또 외국의 경우 상용화 도입시 고용을 보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 보상을 한 경우가 있으나 고용ㆍ정년 및 임금보장 등을 특별법에 명시한 우리의 경우와는 다릅니다. -발암의심 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의 전수조사가 실시되고 있고, 송어ㆍ향어 외에 다른 민물고기에 대한 조사도 예정돼 있습니다. 조사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양식어민의 피해가 예상되는데. ▲먼저 말라카이트 그린 파동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국내산 송어와 향어 4,365톤에 대한 말라카이트 그린 조사를 11월29일 완료했습니다. 검출되지 않은 송어와 향어는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물량에 대해 어업인과 협의해 수매하고 있고 검출된 어류는 11월19일까지 전량 폐기 조치했습니다. 다른 민물고기(붕어ㆍ잉어ㆍ미꾸라지ㆍ메기ㆍ민물돔ㆍ가물치)는 1일부터 각 지방자체단체 주관으로 말라카이트 그린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다른 민물고기에서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되었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어업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산물의 안전성을 다각적으로 홍보하고 시식회도 개최해 수산물 소비 촉진에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요즘 국무회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과거 어느 때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경제가 좋지 않다고 하지만 내년 5%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야당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무역규모 5,000억달러 돌파, 주가지수 연일 최고치 경신, 이 정도면 충분히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역대 정권에서 말로만 했던 게 하나하나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60년대부터 얘기됐던 지방분권 균형발전 문제, 사학법 문제, 방폐장 문제, 항운노조 문제, 불법어로 문제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을 정면 도전해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국민들이 인정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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