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파라과이 대통령 탄핵 사태 악화일로

외교 단절·남미공동시장 제외 등 남미국가 거센 비난

파라과이가 현직 좌파 대통령을 의회 탄핵으로 사퇴시킨 데 대해 남미 국가들이 일제히 비난에 나서며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브라질 외교부는 2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페르난도 루고(사진) 전 파라과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파라과이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라질 외교부는 또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 주재 대사에게 귀국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도 파라과이와의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아순시온 주재 자국 대사를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의심할 바 없이 파라과이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볼리비아와 에콰도르ㆍ베네수엘라 등은 파라과이의 새 정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칠레와 콜롬비아ㆍ우루과이도 새 정부 출범 과정의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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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국가들은 26~27일 남미국가연합(USAN) 외교장관 회의와 28~29일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정상회의에서 파라과이 사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파라과이를 메르코수르에서 제명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페데리코 프랑코 신임 파라과이 대통령은 24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루고 전 대통령을 설득해 주변 국가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좌파정권이 대부분인 남미 국가 진영의 거센 반발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 정권의 부통령이었던 프랑코 새 대통령은 내년 8월15일까지 잔여임기를 채우게 된다. 프랑코 신임 대통령은 원내 2당인 보수 성향의 자유당(PLRA) 소속이다. 자유당은 루고 전 대통령이 이끄는 연립정부의 한 축을 이뤘으나 최근 관계청산을 선언했다

파라과이는 지난 15일 아순시온에서 250㎞ 떨어진 쿠루과티 지역에서 토지수용 문제로 경찰과 빈농들이 충돌하면서 17명이 사망하고 80여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내무장관과 경찰총수가 사퇴했으나 야권은 루고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며 탄핵을 전격 발의했다.

파라과이 하원은 21일 루고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76표, 반대 1표로 통과시켰고 상원은 이튿날인 22일 표결에서 찬성 39표, 반대 4표로 탄핵안을 가결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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