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신혼부부 내집 마련, 특별공급이 안성맞춤"


『 결혼시즌만 되면 답지하던 청첩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청춘 남녀들이 결혼을 미루는 탓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혼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혼인 건수는 31만 건으로 전년보다 5.5%나 줄었다 예비 부부들이 결혼을 미루는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살 집을 마련하기가 힘들다는 것도 큰 고민거리다. 서울 및 수도권 신규주택 분양가는 웬만한 직장인 월급을 10년을 모아도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고, 전세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웃돌고 있으니 결혼해 살 집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부가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신혼부부 특별공급 제도를 잘 활용하면 집 마련 부담을 최대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직주 근접성이 좋은 보금자리주택 지구나 서울 재개발 지역에서도 신혼부부만을 위한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결혼해 빨리 자녀를 갖는 게 내 집 마련의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혼부부들의 내 집 마련 전략을 소개한다. 』 ● 강남 세곡2·내곡 등 '2차 보금자리' 노려볼만
주변보다 저렴·준비기간도 충분
최고 10년간 전매제한은 부담
종자돈 있다면 민영물량도 좋아
소득기준등 자격 꼼꼼히 따져야
대부분의 신혼부부들이 결혼과 동시에 달콤한 신혼 생활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모아 논 종자돈은 얼마 없는데 집값은 이미 오를 대로 올랐고,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전셋값은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정부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한 보금자리주택이 신혼부부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주변 시세 보다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은 입주 까지 준비 기간도 길기 때문에 당장 돈이 많지 않아도 자금 마련 계획을 순조롭게 세울 수 있다. 종자돈에 다소 여유가 있다면 민영주택에 할당된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도 노려볼만 하다. 서울 재개발 지역이나 수도권 인기 택지지구에서 당첨이 되면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 훌륭한 재태크 수단이 될 수도 있다. ◇2차 보금자리 노려라= 정부가 지난해부터 공급하기 시작한 보금자리주택은 신혼부부가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보금자리주택이 대단위로 들어서는 지역은 대부분 서울이나 수도권 중심 도시와 가까워 신혼 부부들의 출퇴근이 편리하고, 분양가도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에 공급된다. 사전예약 이후 3~4년 후에 입주가 시작되기 때문에 자금 마련 계획도 단계적으로 세울 수 있다.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이 진행될 때 총 15% 물량이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으로 배정된다. 올해 사전예약이 진행된 위례신도시에선 총 2,350가구 가운데 352가구가 공급됐으며, 평균 2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4월부터는 2차 보금자리주택 지구의 사전예약이 진행된다. 강남 세곡2ㆍ내곡, 부천 옥길, 시흥 은계, 구리 갈매, 남양주 진건 지구 등 6개 지구에서 총 1만4,000여 가구의 물량이 쏟아진다. 이중 15%(약 2,100가구)는 신혼부부 몫이다. 위례신도시보다 입지가 다양하고 경기권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분양가도 매우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들 보금자리주택은 모두 전용 85㎡ 이하 중소형 주택으로 전매제한 기간도 7~10년에 달한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자금 여유 있다면 민영 물량이 환금성 좋아= 종자돈에 다소 여유가 있다면 서울 및 수도권 일대에서 공급되는 민영 물량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분양가는 다소 높지만 전매 제한이 보금자리주택에 비해 짧기 때문에 환금성이 좋고 시세 차익도 기대 할 수 있다. 실 거주와 동시에 재태크 수단도 되는 셈이다. 올해부터 민영 물량의 경우 신혼부부에게 특별 공급되는 비중이 30%에서 10%로 줄었지만 공급 대상 면적은 전용 60㎡ 이하에서 전용 85㎡이하까지 확대돼 사실상 물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민영 물량에는 전용 60㎡ 이하 공급이 적고, 대부분 전용 60~85㎡ 물량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입지가 좋은 서울 재개발 물량이나 수도권 브랜드 타운 공급이 잇따를 예정이어서 신혼부부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은 일반 공급에 비해 경쟁률도 낮아 당첨 가능성도 높다. 서울에서는 동대문구 전농7구역, 왕십리 1ㆍ2구역, 마포 아현뉴타운 3구역 등에서는 1,000가구~3,000가구에 이르는 대 단지 아파트가 잇따라 공급된다. 경기도 지역에서는 대형 건설사들의 분양하는 브랜드 타운 단지들을 주목해 볼만하다. SK건설이 수원 정자동에서 SK케미컬 공장부지를 개발해 ‘수원 정자 SK뷰’ 3,6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며 한화건설과 현대산업개발 역시 9월과 10월에 꿈에 그린 2,030가구, 수원 아이파크시티 1,036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자격 요건 꼼꼼히 따져야= 보금자리주택이나 민영 물량 모두 결혼한 지 5년이내면서 자녀가 있는 무주택 가구주만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녀가 없어도 3순위 청약이 가능했으나 올해부터는 자녀가 없이는 아예 청약이 불가능하다. 다만 임신한 신혼부부의 경우 자녀 수가 1명으로 인정된다. 소득기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월 388만원 이하)의 소득자만 신청 할 수 있다. 맞벌이를 하고 있다면 합산소득이 월평균소득의 120% 이하여야 한다. 1순위는 결혼한 지 3년 이내고 2순위는 결혼 후 3~5년 사이인 신혼부부가 된다. 자녀 수에 따라 우선 선발한 후 자녀 수가 같다면 추첨으로 정한다. 보금자리주택과 민영 물량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차이점은 청약 통장이다. 보금자리주택은 청약저축(주택청약종합저축 포함)에 가입해 6개월이 경과했으며 월납입금을 6회 이상 납입한 사람만 가능하다. 반면 민영주택은 청약 예ㆍ부금을 가진 사람이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출시된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할 경우 보금자리주택과 민영 물량에 모두 청약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입기간이 짧은 청약 예ㆍ부금 가입자라면 통장을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최근 지방의 경우 미분양 아파트가 많아 청약통장이 필요성도 없어지는 실정이지만 수도권에서 결혼을 준비하고 있거나 갓 결혼한 부부라면 보금자리주택이나 다양한 특별공급을 노릴 수 있는 청약통장에 서둘러 가입해 놓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자산 수준별 내집마련 전략
재산 1억미만 ·연소득 3,000만원 이하 부부
2억원미만 수도권 중소형이 적합
갓 결혼한 신혼부부라도 자산과 소득 수준 등 다양한 환경에서 차이가 많기 때문에 내 집 마련 전략도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세울 필요가 있다. 1억원 미만의 재산과 소득 3,000만원 이하 신혼부부라면 소득 수준과 재산이 집을 장만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므로 수도권 2억원 미만의 중소형 주택이 적합하다. 이 역시 부담스럽다면 청약통장을 활용해 장기전세나, 국민임대, 공공임대를 당첨 받아 내 집 마련의 전초기지로 삼는 것도 방법이다. 보금자리주택에서 생애최초ㆍ신혼부부 특별공급을 노린 후 자금 계획을 단계적으로 세우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 1억~2억원의 재산과 소득 3,000만원~5,000만원 이하의 신혼부부라면 때 전용 60 ㎡ 안팎의 주택 매입 및 민간 청약을 고려해도 좋다. 향후 교통망이 개선될 곳이나 역세권 위주로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우면 든든한 재태크 발판이 될 수 있다. 2억원 이상의 재산과 소득 5,000만원을 초과하는 신혼부부라면 재산과 소득수준이 낮지는 않은 편이므로 서울 핵심지역의 3억~5억원선의 주택 중 급매물을 매입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최근 주택 시장 침체로 내집 마련 매수자에게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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