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여건이 갈수록 꼬여 불안감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미ㆍ영 연합군의 바그다드 진입으로 전쟁이 곧 종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만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새로운 돌발악재로 등장했다. 일부에서는 사스가 `21세기의 흑사병`이나 다름없어 세계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외부환경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여건마저 혼미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전면적인 외국인 고용허가제 실시 방침에서 특정 업종에서의 시범실시 계획으로 한 걸음 후퇴함에 따라 정부가 혼란을 부추기는 주범이라는 비난마저 제기된다. 설익은 정책 발표로 불신만 쌓여 가는 꼴이다.
재계는 현 경제상황에 대한 정부의 인식에 대해 깊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현 경제상황이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위기국면이지만 정부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실제로 최근에는 일부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대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경제상황에 대한 정부의 인식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한국은행은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4월 콜금리 운용 목표를 결정한다. 현재로서는 콜금리보다는 한은의 경기진단이 더 큰 관심의 대상이다. 정부 일각에서도 경제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금통위가 어떤 입장을 표명할 지 관심을 끈다.
이번주에도 기업들은 대통령 업무 보고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 같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는 7일 대통령 업무 보고를 갖는다. 특히 공정위 업무 보고의 경우 출자총액제한 등 굵직한 현안들이 많기 때문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8일 올해 주채무계열 기업을 발표한다. 주채무계열기업은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이 많아 채권은행으로부터 집중적인 관리를 받는 대기업 집단으로 올해는 29개로 지난해의 35개에서 6개나 줄었다. 이는 지난해 기업들이 저금리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흑자를 내면서 빚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북핵문제 등에 대한 해외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도 본격화된다. 김진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10일부터 16일까지 런던, 뉴욕 등을 돌며 한국경제설명회를 갖는다. 이 설명회에서 정부 관계자들은 한ㆍ미 공조 등에 대한 해외의 우려사항을 풀어나가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한편 기획예산처는 올해 공기업 및 산하기관의 경영혁신 추진 과제를 발표한다. 현 정부들어 공기업 민영화가 주춤해진 만큼 공기업의 경영효율을 보다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