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11억달러·日 사설펀드등 투자처 못찾아10억달러가 훨씬 넘는 대규모 해외 벤처투자자금이 국내에서 떠다니고 있다. 하지만 해외 연기금이나 대형 벤처캐피털들로 구성된 이 자금은 현재 마땅한 투자기업을 찾지 못해 M&A나 기업구조조정ㆍ증시 등으로 흘러들어가 벤처 투자재원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25일 벤처컨설팅업계에 따르면 경기가 아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지난해 3ㆍ4분기에 일본과 미국의 벤처캐피털 자금이 대거 국내로 들어와 아직까지 빠져나가지 않고 투자처를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해외자금은 미국 연기금에서 약 1억달러, 아메리카뱅크(AOB) 1억달러와 JP모건 6,000만달러 등 미국 벤처캐피털에서 10억달러 등으로 미국계만도 11억달러가 넘는다.
실제로 국내 IR 컨설팅업체인 K사는 지난해 11월 미국계 벤처캐피털 5곳으로부터 약 10억달러 가량의 자금을 확보하고 2~3년차 벤처ㆍ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업체당 300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자금도 벤처투자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거 진출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내 컨설팅업체인 N사를 통해 지난해 결성됐던 1,500억원 규모의 사설 벤처펀드.
미쓰비시를 비롯한 대형 상사 두 곳이 컨소시엄 형태로 조성한 이 펀드는 지난해 말까지 투자를 추진했다가 현재는 보류된 상태다.
하지만 이들 자금은 최근까지 이렇다 할 투자실적 없이 대기성 자금으로 머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 상당 부분이 증시나 M&Aㆍ기업구조조정시장 등 다른 형태의 투자로 전환됐다는 게 컨설팅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해외자금을 잡기 위한 국내 벤처캐피털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KTB네트워크와 한국기술투자 등 대형 업체마다 해외기관과 공동펀드 조성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나머지 중소형 창투사들도 해외기관 대행업체를 대상으로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미국 연기금 투자를 대행했던 국내 컨설팅업체 G사의 한 관계자는 "해외 투자가들의 국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선호도는 대단히 높다"며 "하지만 아직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송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