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관련 판결로 본 대법관 후보

화이트칼라 범죄엔 엄중한 잣대<br>전수안, 배임등 회사대표 항소심서 잇단 징역형<br>안대희, 분식회계등 기업비리 수사에 실력 발휘<br>이홍훈 "일조권 침해 피해 보상" 첫 판결<p>김능환, 에버랜드 부당지원에 법인세 부과


경제관련 판결로 본 대법관 후보 화이트칼라 범죄엔 엄중한 잣대전수안, 배임등 회사대표 항소심서 잇단 징역형안대희, 분식회계등 기업비리 수사에 실력 발휘이홍훈 "일조권 침해 피해 보상" 첫 판결김능환, 에버랜드 부당지원에 법인세 부과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5명의 신임 대법관 후보가 제청된 후 법조계 안팎에서는 파격 없는 평이한 인사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법관 후보자들이 내렸던 판결이나 주도했던 수사를 살펴보면 경제 범죄 및 분쟁과 관련한 향후 대법원 판결의 미묘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신임 대법관 후보자들은 경제범죄에 대해 엄중한 잣대를 들이댄 한편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 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해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는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엄단 원칙을 누누이 강조해온 이용훈 대법원장의 기조를 뒷받침하는 대법관 구성이라 할 수 있다. ◇경제범죄에 대한 엄정한 법적용 소신=경제범죄에 대한 엄단 의지를 보여준 대표적 인물로는 전수안ㆍ안대희 후보자를 꼽을 수 있다. 전 후보자는 지난해 참여연대에 기고한 글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문제는 어떤 의미에서든 실재를 부인할 수 없다"며 "이는 재판 불신을 조장하는 주원인이 되고 있다"며 사법부의 경제정의 실천에 대한 반성을 촉구한 바 있다. 이 같은 소신은 판결에서도 면면이 드러난다. 분식회계ㆍ횡령 혐의를 받은 김용산 전 극동건설 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했으며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남광토건 전 사장에 대한 항소심에서도 원심대로 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의 경우 형량을 경감해주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었으나 이를 깬 것이다. 안 후보자는 대선자금 수사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지만 그 전에 서울지검 특수1ㆍ2ㆍ3부장을 거치며 분식회계ㆍ사기대출ㆍ횡령 등 전형적인 기업비리 수사에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왔다. 안 후보자는 특히 조세포탈과 관련해 엄정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 측은 "안 후보자가 평소 조세포탈은 단순 범죄가 아니라 대형 경제사건으로 확대될 수 있는 심각하고 근원적인 병폐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적 분쟁해결 능력 탁월=후보자들이 지적재산권ㆍ일조권 등 새롭게 부각되는 경제적 권리에 대한 해석을 적극적으로 해왔으며 경제주체간의 분쟁해결에도 탁월한 식견을 보여온 점도 눈길을 끈다. 이홍훈 후보자는 94년 "인접 아파트의 일조권과 사생활을 침해한 시공업체는 정신적ㆍ물질적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일조권 판결의 효시라 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평가다. 그는 또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SK와 소버린간의 가처분 사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상영 KCC 명예회장간의 가처분 사건 등을 처리했다. 당시 경제계는 "법원이 신속한 결정을 내려줘 혼란을 줄였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특허ㆍ지적재산권 분야의 권위자인 박일환 후보자는 소리바다 운영을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으며 김능환 후보자는 삼성물산이 계열사의 기업어음을 고가로 매입한 것은 부당지원행위인 만큼 법인세를 내는 것이 마땅하다는 판결을 선고하기도 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대법원은 경제범죄, 경제주체간의 분쟁, 조세 등에 있어서 우리 사회의 '기준'을 제시하는 최상위 기관으로 판결 하나하나가 국가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며 "신임 대법관 후보자들이 기업효율과 소비자 후생을 증진시키는 관점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입력시간 : 2006/06/0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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