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로 부족한 제가 영광스러운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게 돼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앞으로 더욱 건축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라는 분부로 알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07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의 ‘올해의 건축문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리형(66ㆍ사진) 청운대학교 총장은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학계와 건축계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학 입학 후 50년 가까이를 국내 건축계 발달에 힘써온 그의 노고가 이제서야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조금은 늦은 감이 없지 않아 보였다. 이 총장은 집안에 건설분야에 종사하는 형님들을 둔 덕분에 자연스럽게 건축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어릴 적 꿈꿔온 아름다운 건물을 설계하겠다는 생각은 지금도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 지니고 있다. 지난 60년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에 입학한 이래 47년간 그는 건축과 관련한 일을 하며 지내왔다. 군 시절에는 시설장교로 군막사, 정비고 등을 실제로 시공했고 대학 졸업 후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 건축과에 입학해 석ㆍ박사 과정을 마쳤다. 약 1년간 일본 닛켄(日建)설계사무소에 근무하면서 구조설계 업무에 종사했고, 다시 미국 U.C.Berkeley 대학에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주로 초고층 관련 연구를 하다가 77년 3월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이후 30여년간 학계에 종사하다 올해 2월 정년 퇴임했다. 그 가 배출한 대학원생 제자만 180여명이고 국내외에 500여편의 논문과 30권의 저서를 발표했다. 지난 80년 착공하며 국내 초고층 건물의 첫 출발을 알린 여의도 63빌딩을 비롯해 용산 국제그룹 본사 사옥, KBS 방송센터, 올림픽공원 조형물, 대전 월드컵 경기장 등이 그의 손을 거쳐간 주요 작품이다. 이 총장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대한건축학회의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건축문화 창달에 기여하고자 ‘건축의 날’을 제정했다. 또한 대한건축학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세계초고층 학술대회를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며 한ㆍ중ㆍ일 심포지엄 개최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 밖에 한국콘크리트학회, 한국전산구조공학회 회장도 역임했고 세계구조기술사학술대회에는 한국 대표로 참가해 우리나라의 건축구조기술 수준을 국제적으로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특히 국내 초대형 건축물 구조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나타내고 있다. 상암동 DMC 초고층 건물, 부산 롯데월드, 인천타워 등에 모두 참여했다. 이 총장은 최근 국내에도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것에 크게 환영 의사를 밝혔다. 한 나라, 도시의 랜드마크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초대형 건축물이 다양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이 총장은 “초고층 건물에는 건설 뿐만 아니라 전자, 전기, 네트워크 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이 결합된다”며 “해외에서도 그것들을 보고 그 나라의 국력까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지도자들도 적극적으로 초고층 건립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전히 후진 양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도 한가지 포부를 드러냈다. 그것은 ‘건축을 통한 사회봉사’이다. 사회적으로 건축물에 대해 자문하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건설봉사단이 되겠다는 것. 그는 “평생 배운 건축을 사회에 다시 환원하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