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자회사인 메리츠증권까지 동원해 제일화재 공개매수를 추진함에 따라 한화그룹과의 제일화재 인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메리츠증권을 통해 2,0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해 제일화재 인수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메리츠화재가 대주주 변경승인을 위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비공개 문서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제일화재 공개매수를 위해 메리츠증권을 통해 2,000억원가량을 추가로 조달할 계획이다. 메리츠증권은 내부자금으로 500억원,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1,500억원을 조달해 총 2,000억원의 제일화재 인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메리츠화재의 한 관계자는 “이달 말 금융위로부터 대주주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제일화재 공개매수를 단독으로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메리츠증권도 동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메리츠화재가 메리츠증권을 통해 제일화재 인수를 위한 ‘실탄’을 추가로 확보함에 따라 메리츠금융그룹과 한화그룹은 제일화재 인수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메리츠금융그룹은 제일화재 지분 11.4%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한화그룹은 제일화재 최대주주인 김영혜씨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은 주식 23.4%를 포함해 총 39.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한화그룹과 메리츠금융그룹간의 지분 차이가 27.6%포인트에 달해 메리츠금융그룹의 제일화재 인수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메리츠금융그룹이 메리츠증권을 통해 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등 공개매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만큼 제일화재 인수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화그룹은 최근 제일화재를 한화 계열사로 편입하는 것과 동시에 한화손보와 대한생명 인사를 제일화재 임원으로 선임했다. 한화그룹은 앞으로 한화손보와 제일화재의 통합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편 메리츠화재는 한화그룹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법률상 문제가 있다”며 금융위에 유권해석을 신청한 상태다. 금융위는 오는 27일 회의를 열어 제일화재에 대한 한화그룹과 메리츠화재의 대주주 변경승인 신청 결과를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