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RB) 의장이 내달 3일(현지시간) 의회 청문회를 앞두고서 FRB 권한축소 움직임에 대해 분명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버냉키 의장은 27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를 통해 "미 의회에서 추진되는 금융감독 시스템 개편안을 걱정한다"면서 "(FRB의 독립성이 훼손되면)미국의 경제 및 금융안정이 심각하게 저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몇몇 안이 FRB의 핵심기능을 크게 제한하는 내용"이라면서 "이는 중앙은행의 적절한 역할을 보장해야 한다는 국제적 합의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0일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금융위원장은 FRB의 권한을 통화정책 부문으로 한정하고 기존 감독권을 박탈, 새로운 단일 금융감독기구를 창설할 것을 골자로 하는 금융개혁법안 초안을 발표했었다. 미 의회는 이번 금융위기의 발발에 FRB의 허술한 감독기능이 한몫했다고 질타하며 역할축소를 추진해왔다.
이에 대해 당초 FRB의 권한확대를 계획했던 행정부와 백악관은 즉각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으며 이번에는 중앙은행 수장이 공개적으로 반대의견을 드러냈다.
의회는 내달 3일 열릴 버냉키 의장의 연임인준 청문회에서 감독기능 소홀 등 FRB 현안들을 집중 공격할 예정이며 버냉키 의장 역시 정면돌파할 태세여서 뜨거운 공방전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