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車·항공·해운등 "환영" 전자는 이미 무관세…큰영향 없어

[한·EU FTA 공식 서명] 산업계 반응

산업계는 한국과 유럽연합(EU)의 FTA 체결로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으로 꼽히는 EU 시장의 빗장이 풀리는 만큼 유럽시장 공략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EU FTA 체결을 가장 반기는 곳 가운데 하나는 자동차업계다. 국내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은 EU 국가들의 관세철폐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EU 시장에 대한 수출물량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EU의 자동차 수요는 1,575만8,000대로 미국(1,060만1,000대)을 훌쩍 뛰어넘는다. 승용차 판매만 따질 경우 EU는 전 세계시장의 31%에 달한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우선 이번 FTA 체결로 관세철폐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승용차 관세 기준으로 EU(10%)는 일본(0%)이나 미국(2.5%), 캐나다(6.0%) 등 선진 자동차 시장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는 수입보다 수출이 압도적으로 많은데다 EU가 한국(8%)보다 수입관세가 높기 때문에 관세철폐에 따른 실보다 득이 더 클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계는 이번 FTA 체결이 직접적으로 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EU에 대한 수출 및 판매를 확대할 뿐 아니라 간접적으로는 전후방 연관효과를 통해 고용창출과 무역수지 개선 등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도 96%의 관세가 즉시 없어지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EU FTA 체결로 높아진 경쟁력을 바탕으로 EU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관세철폐에 따라 늘어나게 될 수출물량은 현지 생산차량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한국 자동차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ㆍ해운업계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한-EU FTA로 한국과 EU간 거래가 늘어나면 자연히 한국과 유럽을 오가는 물동량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해운업계의 전체 매출 가운데 유럽 노선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은 한진해운이 30~35%, 현대상선이 30~40% 정도다. EU는 미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셈이다. 시장규모는 해운업계에 못 미치지만 물동량 증가를 기대하기는 항공업계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은 지난 2ㆍ4분기 기준으로 유럽에서 발생하는 화물 매출이 7%를 넘었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약 6.5%의 화물 매출을 유럽에서 올리고 있다. 섬유ㆍ석유화학업계도 한-EU FTA가 유럽시장에 대한 수출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전자업계는 지금까지 상당 품목이 무관세로 거래돼 온 만큼 직접적인 수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97년부터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휴대전화 등 통신기기와 반도체, 측정장비, 컴퓨터 관련 상당수 품목이 관세 없이 거래되고 있어서다. 또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대기업의 경우 현재 TV나 냉장고 등을 유럽 내에서 무관세로 생산하고 있어 FTA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EU 국가들과 교역을 하고 있는 국내기업 337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6.7%가 한-EU FTA가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또 응답기업의 71.7%는 수출증가 등 FTA 효과에 높은 기대를 나타냈고 EU와 제3국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도 각각 52.8%와 51.9%로 조사됐다. 특히 양국간 FTA가 발효될 경우 EU로부터 수입하는 공산품의 90.7%에 대한 관세가 즉시 철폐됨에 따라 조사대상 기업의 38.8%는 수입선을 EU로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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