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땅콩' 김미현(28.KTF)이 한국인 세번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퀸' 등극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내디뎠다.
김미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골프장(파72.6천460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2005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 첫날 버디 4개에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쳐 로지 존스(미국), 카렌 스터플스(잉글랜드) 등과 함께 공동선두에 나섰다.
김미현이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첫날 선두로 나선 것은 99년 첫 출전 이후 처음.
대회 직전 드라이버와 퍼터를 바꾸고 잠시 손을 댔던 스윙마저 예전으로 복귀하는 등 생애 첫 메이저 왕관을 차지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던 김미현으로서는 첫 단추는 제대로 꿴 셈이다.
첫홀(파4)에서 1타를 잃으며 시작한 김미현은 3번홀(파4) 버디로 만회했지만 경기 초반에는 드라이버가 말을 듣지 않아 고전했다.
그러나 보기 위기를 3차례나 절묘한 쇼트게임으로 넘긴 김미현은 7번홀(파4)부터 샷이 제자리를 잡았고 이후 브랜디 버튼, 도나 앤드루스(이상 미국) 등 동반 선수들을 능가하는 빨랫줄 드라이브샷을 페어웨이에 잇따라 떨궜다.
9번홀(파5)에서 버디를 뽑아내 상승세를 탄 김미현은 11번홀(파5)에서 버디를 보탰고 3개홀 연속 버디 기회를 아쉽게 놓쳤으나 15번홀(파4)에서 까다로운 라인의3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김미현은 18번홀(파5)에서도 4m 거리의 버디 기회를 만들었으나 볼은 아깝게 홀을 비켜갔다.
김미현은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사흘 뒤 챔피언의 연못에 빠지겠다"고 다부진 우승 의지를 피력했다.
46세의 노장 존스는 신들린 듯한 퍼팅 감각을 앞세워 보기없이 3개의 버디를 잡아내 최고령 우승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고 작년 브리티시여자오픈 챔피언 스터플스도 장기인 장타가 폭발하며 버디 5개, 보기 2개로 공동선두에 합류했다.
이 대회에 2003년 처음 출전해 공동9위에 오른데 이어 작년 공동4위를 차지하며 '미셸 돌풍'을 일으켰던 '장타소녀' 위성미(16.미셸 위)는 버디 3개,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때리며 선두에 1타차 공동4위에 올라 강력한 우승 후보로 등장했다.
위성미는 특히 동반 라운드를 펼친 일본의 골프스타 미야자토 아이(19)와의 10대 대결 겸 '미니 한일전'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작년 일본여자프로골프 신인으로 상금2위에 올랐고 여자월드컵에서 일본을 우승으로 이끈 미야자토는 버디는 1개도 수확하지 못하고 보기만 3개를 범해 3오버파 75타로 첫 LPGA 투어 대회 출전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뽑아냈지만 보기도 3개나 쏟아낸 '지존'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2언더파 70타로 역시 선두에 1타차 공동4위로 1라운드를 마무리, 올들어 3개 대회 연속 우승과 시즌 4개 메이저대회 석권이라는 대기록을 향해 순항했다.
US여자오픈 최연소 출전 기록(13세)을 갖고 있는 모건 프리셀(17)과 노장 줄리잉스터(미국), 그리고 카린 코크(스웨덴) 등도 공동4위 그룹에 동참했다.
대회 2연패에 나서는 박지은(26.나이키골프)은 허리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탓에1오버파 73타로 공동21위에 그쳐 발걸음이 무거웠고 박세리(28.CJ)는 5오버파 77타의 부진으로 컷 통과마저 쉽지 않아졌다.
지난주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에서 3위를 차지했던 강수연(29.삼성전자)도 부상후유증으로 2오버파 74타로 부진했고 그동안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감각이 좋았던한희원(27.휠라코리아)도 4오버파 76타로 출발이 좋지 않았다.
이밖에 한국 상금왕 자격으로 초청된 송보배(19.슈페리어)는 6오버파 78타로 최하위권으로 밀렸고 안시현(21.코오롱엘로드) 역시 5오버파 77타로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란초미라지<미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권 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