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금융상품은 전문가가 이나고는 쉽게 다가가기 힘든 전문영역으로 여겨지는 금융상품이다. 하지만 우리 일상에서 투자하는 대다수 금융상품에 파생상품이 포함돼 있을 정도로 파생금융거래는 바로 우리 주변에 활기차게 움직이는 돈놀이 방식이다. 적립식투자펀드, 지수연계예금 및 주식, 변액유니버설 보험 등 일반 소비자들이 한번쯤 가입한 상품 모두가 파생금융을 이용한 상품이다. 파생상품이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이 거래되는지 정확히 계산하기 불가능하다. 선물ㆍ옵션 등 주로 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는 장내 상품이 있는가 하면, 선도·스왑 등 개별 계약에 의한 장외 상품도 있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하루동안 거래된 장외파생상품 규모는 평균 3조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2001년 1조7,750억달러에서 74.6% 늘어난 것이다. 장내 파생상품은 거래소에서 거래되는만큼 만기와 가격을 결정하기가 쉽다. 이에 반해 장외파생상품은 다국적 거래를 하는 개인과 기업이 화폐가치변동성, 국가 리스크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책으로 즐겨찾는 상품이다. 문제는 장외파생상품의 경우, 장내상품처럼 시기와 조건이 딱 들어맞는 파트너를 찾기 힘들어 선진금융기법과 시장정보를 보유한 유수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자체 금융공학 노하우와 신뢰도를 바탕으로 상품을 설계하고 판매하고 중재하고 있다. 그 결과 이른바 ‘금융공학’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68년에 파생상품거래가 도입됐다. 당시 거래는 외국환관리규정에 따른 제한적인 형태의 선물환거래가 주를 이뤘다. 90년대 들어 종금사를 비롯해 증권사, 은행들이 글로벌 파생상품시장에 적극 뛰어들었으나 엄청난 손실을 기록한 적이 있다. 그때 비싼 수업료를 치른 후 국내 금융기관들은 파생상품에 대해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선회했고, 아직도 ‘파생 상품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은 파생금융시장을 연구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금융공학실을 설립해 글로벌 경쟁을 선도하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